북한 측의 통행 차단 조치로 개성공단 출입이 16일 현재 나흘째 중단되고 있는 가운데 통행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입주기업들은 원부자재 및 식료품·가스 등의 부족으로 조업 차질이 가시화되고, 온건하던 정부 대응도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어 16일이 이번 파문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평소대로라면 오전 9시부터 개성공단 통행이 실시되는데 16일 오전 현재까지 통행이 정상화되지 않아 출경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개성공단기업협의회가 지난 14일 개성공단 현지에서 열린 입주기업법인장 회의를 통해 72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5일을 기준으로 이후 6일 이상 인력·물자 통행이 막힐 경우 94%(68개)가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가장 중요한 가스와 식자재 보유 현황의 경우 '6일치 이상' 재고를 갖고 있는 업체는 하나도 없었다. 가스나 원부자재의 경우 한 품목이라도 소진되면 다른 품목 재고와 관계없이 생산이 차질을 빚거나 중단될 수밖에 없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지역업체 (주)평안의 강진구 상무는 "통행이 계속 차단돼 원부자재가 북으로 올라가지 못하면서 생산 및 납기 차질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돼 안정적인 경제활동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가동 중단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빨리 안정적인 경협이 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낚시용 가방을 생산하는 웅피케이스 유병철 과장은 "매일 북으로 가야 하는 원부자재 공급이 나흘째 중단돼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고, 남으로 내려오는 완제품들도 발이 묶여 납기를 맞추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15일 성명을 통해 "통행 제한으로 입주 기업들의 생산에 필수적인 원·부자재, 생필품 등의 공급이 차단되면서 개성공단 내 기업 활동이 완전 마비됐다. 국내외 바이어들의 신뢰를 상실, 남북 화해의 상징이던 개성공단이 고사상태에 이르고 있다"고 호소하며 통행 재개를 촉구했다.
문창섭 협의회장은 "업체마다 가스 등 원자재 보유 상황이 다르지만, 통행 차단이 계속되면 정상 가동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속속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9일 개성공단 통행을 전면 차단한 후 하루 만에 재개했다가 13일부터 다시 차단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16일 오전 남측의 귀환 인원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통행을 허용하겠다고 우리 정부 측에 통보해왔다.
이에 따라 우리 국민의 귀환지연 사태는 해소되게 됐지만 인원의 방북과 물자 투입이 계속 차단됨에 따라 공단의 파행사태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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