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강조하는 예절교육,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 학력지상주의에 밀려 어린 학생들이 초·중생 때부터 시험성적 올리기에 내몰리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수녀 선생님이 올바른 인성과 예절, 학업이란 3박자를 교육목표로 인성교육에 주력, 성과를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제대로 된 인성·예절교육이 담보될 때만이 진정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는 확고한 교육관을 가지고 예절·인성교육에 나서고 있는 대건중학교 안재순 교사를 만났다.
안 교사는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소속 수녀이자 이 학교 선생님이다. 지난해 이 학교에 처음 부임했을 때만 해도 학생들이 '우리 선생님은 수녀다'며 신기해 했다. 학부모들도 '과연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까' 불안해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부임 1년 만에 예절과 인성 그리고 학습능력을 결합한 교육으로 대건중학교를 '문제학생, 왕따 제로'의 모범적인 학교로 탈바꿈시켰다.
부임과 동시에 안 교사는 학생들에게 '행복한 미래'를 선물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단다. 그 결과 인성·예절교육이 정답이라는 확신이 섰다고. 더구나 '예절교육은 시기를 놓쳐버리면 할 수 없는 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에 인성·예절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학생들에게 매주 1시간씩 교실·학교·가정 등 상황별 예절수업을 가르치고 자율적인 계획을 세우도록 해 동기 부여에 나섰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인사예절'이다. 예절·인성교육은 사회와의 연계성이 중요해 실천이 가장 효과적인 교육방법이며, 그 중 인사하기가 기본이라는 생각에서다. 학생들은 선생님이든 외부인이든 복도에서 마주치기만 하면 큰소리로 '사랑합니다'고 깍듯이 인사한다.
이 같은 교육프로그램 운영 후 학생들의 행동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학교 내 질서의식, 친구에 대한 배려, 실내정숙 등이 몰라보게 달라졌으며 가정에서도 생활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게 됐다.
안 교사 스스로도 "이기적인 학생들이 이타적인 모습으로 변화하는 모습에 놀랐다"며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며 불안하기도 했지만 학생들이 친구를 배려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잘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예절·인성만 강조하면 성적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괜한 걱정이었다. 학력진단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오히려 학생들의 성적이 올랐다. 학부모들도 '우리 아이가 달라졌다'며 반기고 있다.
대건중학교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인성·예절교육을 ELS(Etiquette, Improvement in learning ability, Self-regulation = 예절, 학습능력향상, 자기실천)교육으로 바꿔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기초교육, 심화교육, 적용교육의 3단계로 재편성해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많은 중학생들이 질풍노도의 시기, 사춘기를 겪으며 방황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시기의 예절·인성교육은 평생의 행복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안교사는 '예절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주장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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