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와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의 화폐가치 상승으로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의 'U턴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국내의 높은 생산원가를 피해 중국으로 옮겨갔던 국내 기업체들은 중국 위안(元)화 강세로 중국 현지 생산라인을 폐쇄하거나 국내 이전을 적극 검토 중인 곳이 많다.
◆왜 U턴하나
구미공단 TV·전자부품업체들에 따르면 위안화 약세 때 중국에서 각종 부품 임가공을 할 경우 단가가 국내보다 30% 이상 저렴했지만 위안화 강세 이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게 되레 20% 정도 싸졌다는 것. 25일 현재 위안화 환율은 1위안당 203.10원(현금 매입가 217.31원)으로 예년 평균에 비해 50% 이상 폭등했다.
구미공단내 금형·사출성형 업체 GNB㈜는 이전까지 중국에서 금형 작업을 할 경우 국내에 비해 30% 정도 낮은 단가에 할 수 있었지만 위안화 강세로 현재는 국내에서 작업하면 오히려 10~20% 더 싸다고 했다. 품질에서도 기술력과 노동 숙련도가 높은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유리해 상당수 기업들이 중국 주문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GNB㈜ 이원홍 사장은 "위안화 강세로 중국 주문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기업체들이 부쩍 늘면서 구미공단의 경기 회복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U턴하는 업종은
LG전자는 위안화 강세로 현지 생산원가가 치솟자 최근 중국 내 10여개 생산라인에 대해 폐쇄 또는 국내 이전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대상 품목은 PDP TV, 에어컨, 전자레인지, 노트북 PC, 광디스크 등이다.
안경테와 섬유업종도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로 떠났던 해외바이어들이 다시 한국으로 U턴하고 있다. 이들 품목들은 엔화와 위안화가 동시에 절상되면서 한국 제품이 기술력에선 일본 등 선진국 제품 못지 않고, 가격경쟁력에서도 중국 등 후발국에 뒤지지 않아 바이어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구 수출은 평균 20.0% 감소했지만 안경테는 오히려 4.0%가 증가했다.
곽순호 삼원산업사 대표는 "중국 위안화의 평가 절상과 신노동정책 등의 영향으로 중국 안경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일본이나 유럽 등지의 바이어들이 우리나라로 U턴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섬유도 최근 미국 및 중동 바이어들이 중국의 위안화 상승 등의 요인으로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떨어지자 중국산 대신 한국 제품으로 구매선을 전환하는 추세다.
경영텍스 이명규 대표는 "중국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에 실망하는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으로 구매선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본 기계부품업체들도 엔화강세로 일본제품의 절반 가격으로 수입 가능한 한국산 부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U턴 기업 유치 시도는 나 몰라라
지자체들은 이 같은 'U턴 기업'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대구시와 경북도는 U턴 기업 유치에 소극적이다.
경기도는 U턴 가능성이 있는 연고기업 21개를 파악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고, 충북도는 조만간 U턴 기업 지원조례를 제정할 계획이다.
충남도는 다음달 중국 현지에서 U턴 기업 유치설명회를 갖고 부산과 경남도도 U턴 기업 유치를 위한 정보파악과 실태분석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와 경북도는 U턴 기업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
대구상의·구미상의 관계자는 "위안화, 엔화 강세 등 해외 경제환경으로 투자유치 기회를 맞고 있다. 시도와 기업지원 기관이 협력해 해외에서 고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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