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인기(54)씨는 2개월 전 갑작스레 나타난 어깨 통증으로 밤잠을 설칠 정도로 고생을 했다. 팔을 올리기 힘들고 팔을 들 때마다 어깨가 아프다가 한 달 뒤쯤부턴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가 된 것. 오십견이라며 "아프더라도 팔을 크게 돌리는 운동을 계속하라"는 친구들의 말을 들은 게 화근이었다. 김씨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병원을 찾았다 '극상근 건염이 생긴 상태에서 치료를 하지 않고 계속 운동하는 바람에 오십견까지 생겼다'는 말을 듣고 때늦은 후회를 했다"고 하소연했다.
#주부 박영미(40)씨는 지난해 배드민턴을 시작한 뒤 어깨 통증이 생겼다. '원래 처음 운동하면 몸 이곳저곳이 아프다'는 말을 믿고 참고 계속 운동을 했고, 통증이 심할 때 파스를 붙이거나 온욕을 하면 증상이 좀 나아지곤 해 일시적인 몸의 적응 과정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6개월쯤 뒤부터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고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어깨 관절이 많이 굳어 있었다. 박씨는 "어깨가 굳어진 바람에 치료하는데 적잖은 시간이 걸려 한동안 운동을 쉴 수밖에 없다"며 "통증이 생겼을 때 초기에 잘 관리하고 치료했으면 지금도 여전히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40, 50대에 어깨가 아프면 누구나 '오십견'을 의심한다. 오십견은 의학적으로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 하는데, 어깨 주위의 힘줄 등 조직에 염증이 생겨 움직임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50대 전후에 많이 생긴다는 이유로 흔히 오십견이라 불린다. 문제는 오십견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다. '어깨가 아프면 어깨 관절을 돌리는 운동을 하면 좋아진다'는 말을 듣고 무리하게 팔을 돌린다든지, 운동을 하다 어깨 통증이 생겨도 '운동을 시작하면 원래 여기저기 아프니 계속해도 된다'는 말에 참고 운동하다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 그렇다면 오십견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오십견 왜 생기나
오십견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게 없다. 오십견은 단독 질환이라기보다 어떤 질환의 합병증이나 다른 질환의 말기 현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주로 중년 이후에 많이 생기기 때문에 퇴행성 변화와 관련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 오십견을 유발하는 직'간접적인 질병은 극상근(팔을 들어올릴 때 사용되는 날개뼈 위쪽 근육) 건염(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회전근개(어깨 근육) 부분 파열, 상완 이두근(팔 이두근) 건염, 수술 및 외상 등이다. 심근경색이나 경추 추간판 탈출증, 뇌졸중 등 어깨와 관련 없어 보이는 질환을 앓은 뒤에도 흔히 발생한다. 오십견 초기엔 어깨를 사용할 수 없거나 심지어 잠을 자다 깰 정도로 어깨 주위 통증이 심하다. 그러다 몇 주 지나면서 통증은 가라앉지만 어깨 관절이 심하게 굳어져 움직임에 제한을 받게 된다.
◆통증 참고 운동? NO!
40, 50대가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 보통 오십견으로 판단, 팔을 많이 움직일 것을 충고하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의 궁극적인 치료가 운동이긴 하지만 정확한 진단 없이 어깨를 크게 돌리는 운동을 하면 질환을 더욱 키우게 된다. 실제 어깨 질환 빈도를 보면 오십견보다 삼각근하(팔 위쪽 어깨) 점액낭염(관절 사이의 윤활액을 싸고 있는 윤활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이나 극상근 건염처럼 운동을 잘못 했을때 나타나는 질환이 더 많다. 이들 질환은 제대로 치료하면 금방 좋아지지만 이를 오십견으로 잘못 알고 운동을 계속할 경우 진짜 오십견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 때문에 어깨가 아플 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조기에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치료할 수 있나
다른 어깨 질환의 치료 시기를 놓쳐 오십견까지 진행된 뒤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까지 동반될 경우 치료 기간이 6개월에서 1년까지 길어지게 된다. 통증은 몇 주 내 사라지게 할 수 있지만 굳어진 어깨를 회복시키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십견 치료엔 소염제나 근육이완제 등 약물 치료나 주사 요법이 주로 사용되는데 온열이나 전기 치료 등 물리 치료도 도움이 된다. 오십견 치료는 상태에 따라 다르다. 통증이 심한 급성기엔 관절 내 주사 투약으로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 급성기를 지나 통증이 줄어들면 운동 치료를 받는 게 보통이다. 운동 치료는 아픈 쪽 손에 추 역할을 할 수 있는 물건을 쥐고 허리를 숙인 상태에서 팔에 힘을 빼고 앞뒤로, 또 크게 원을 그리는 운동이나 손가락을 벽에 대고 걷듯이 올라가도록 하는 운동이 기본이다. 이후엔 골반이나 어깨의 증상 및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전문 운동 치료 요법이 사용된다.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계속 지속될 경우 수술 치료를 받기도 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저절로 좋아져 낫는 경우도 있다.
◆예방하려면
오십견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꾸준한 운동이나 관절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스트레칭은 관절 운동 범위를 넓혀주고 어깨관절을 둘러싼 근육을 이완시켜 관절 손상을 막아준다. 특히 팔을 어깨 위로 들어올리는 동작이 많은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헬스, 야구, 골프, 수영 등을 할 땐 갑자기 운동량을 늘리거나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운동에 적응하면서 조금씩 운동량을 늘리는 게 좋다. 또 오랫동안 같은 자세나 잘못된 자세로 컴퓨터를 사용할 때도 어깨 손상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자주 일어나 스트레칭 등으로 어깨를 풀어줘야 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안재홍 닥터굿재활의학병원 원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