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세정 기자의 음식탐방]이재훈 GNS 델리 대표이사

치킨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 진출한 비비큐(BBQ)의 제너시스 그룹이 떡볶이 사업에 손을 댄다고 했다. 이 사업을 맡은 이재훈(31) 사장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소문난 귀재란 소문을 듣고 그에 대한 자료를 모아봤다. 군대 전역 후 한양대 공대를 휴학하고 2003년 부산대 앞에서 5㎡(1.5평)의 작은 초밥전문점 '스시 990'을 열었다. 거품을 뺀 저렴한 가격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 사장은 이듬해 초밥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 시작했고 2006년에는 전국 250여개 체인점을 개점해 월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주로 50대 이상이 포진한 프랜차이즈업계에 무서운 아이돌(?) CEO인 셈이다.

"IMF 이후 경기가 침체돼 있을 때 '초밥 3개에 990원'이란 전략으로 매장을 열었어요. 임대료와 인건비를 최소화해 '초밥=고가'란 고정관념을 깨자 큰 인기몰이를 했죠."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그는 지금 4개 브랜드를 총괄 관리하는 GNS 델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저돌적인 추진력과 풍부한 현장경험으로 무장한 그가 이번에 찜한 아이템은 떡볶이. '과연 떡볶이가 세계화 가능한 음식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깨기 위해 올해 초,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음식박람회에서 떡볶이를 시연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미식가의 나라에서 이 정도 반응이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일본 초밥의 세계화가 가능했던 데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간편함, 다양함, 그리고 핵심 조리방법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음식들은 이와 반대다. 복잡하고 다양하지 못한 데다 주로 '손맛'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이 점을 극복하는 것이 한국음식 세계화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이 사장이 떡볶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떡볶이의 시장 잠재력을 본 탓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떡볶이의 단순한 고추장 소스 그 이상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운 맛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많죠. 그래서 달콤한 맛, 치즈맛 등 새로운 소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웰빙 고가형 떡볶이가 유행하면서 내년 떡볶이 시장이 최소 1조원대까지 무난히 성장하리라 판단합니다."

그는 한식의 세계화를 꿈꾼다. '불고기, 비빔밥'에만 갇혀 있는 한식에 대한 편견을 깨고 세계인들에게 먹혀들 만한 한식을 발굴하는 것이다.

"떡볶이를 동양 음식의 대표격인 초밥처럼 대중화시킬 겁니다. 프랑스 에펠탑 앞에 매장을 내고 세계 음식들과 한판 겨뤄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맛을 세계에 알려야죠."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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