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부활절을 맞아 주교좌 성당인 계산성당에서는 부활축일 미사와 함께 뜻 깊은 행사가 펼쳐졌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에서 야심차게 시작한 '생명사랑나눔 운동본부'의 첫 홍보 활동이 시작된 것. 오전 9, 10, 11시 미사를 전후해 홍보 부스를 만들어 설립 취지를 알리는 한편 적극적인 사업 동참을 호소했다. 생명사랑나눔 운동본부 이사장인 조환길 주교는 부활 교중미사 강론 중에 "대구대교구의 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는 2011년을 앞두고 지난 100년간 받았던 사랑에 감사하며, 예수님의 사랑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 서로 사랑하라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유지를 받들기 위함"이라며 운동본부 설립 취지를 설명한 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이어지는 사랑나눔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와 함께 계산성당에서는 생명사랑나눔 사업의 일환인 장기기증운동 신청도 이뤄졌다.
앞서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는 지난 8일 '생명사랑나눔 운동본부' 제막식을 교구 내 사회복지회 로비에서 열었다. 운동본부장인 장효원 신부는 "본부는 크게 장기 기증, 의료 지원, 무료 진료, 호스피스 사업을 담당하는 '생명나눔부'와 후원 결연, 다문화 가정 및 새터민 지원, 긴급 구호를 맡는 '사랑나눔부', 이를 지원하는 '나눔기획부'로 구성된다"고 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유지를 이어받은 장기기증운동은 이미 계산성당을 통해 시작됐으며, 대구가톨릭병원과 연계해 교구 및 지역 사회 전체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장 본부장은 특히 다문화 가정 및 새터민 지원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과거 프랑스의 알제리 이민자 가정과 이탈리아내 한국인 가정의 사례를 직접 지켜 보았고, 국내에서 이른바 '코필' 즉 한국인 남편과 필리핀 아내로 구성된 가정의 문제를 직접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우리의 인종차별적 시선을 바꾸지 않는 이상 얼마 전 프랑스에서 불거진 알제리 이민자 폭동 사태가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이번 운동본부 발족을 계기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칠 계획입니다."
최근 사회복지회가 파악한 교구내 외국인 결혼 여성 및 이민자는 174명. 베트남이 62명으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 56명, 중국 35명 순이었다. 이들을 위해 신자 가정과 결연을 맺어주는 후견인 제도를 올해 안에 추진한다. 또 국내 저소득층 가정에만 이뤄졌던 '인애장학회' 지원을 이들에게도 확대해 월 7만원 가량 후원해 줄 방침이다. 아울러 예산 6천만원을 책정, 포항과 대구에 '여성 쉼터'도 문을 열게 된다. 여성 쉼터는 가정 폭력으로 집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외국인 여성을 돌보는 곳. 장 본부장은 "정부 지원 이후 홀로 서기에 나서는 새터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 본당 사회복지위원들이 직접 돌봐주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임금 체불 및 부당대우로 고통받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가톨릭근로자회관, 성심복지의원의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장 본부장은 "기존 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100여개 기관이 조직적인 활동을 펴고 있었지만 보다 역동성을 부여하고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번에 '생명사랑나눔 운동본부'를 발족하게 됐다"며 "그간 사회복지회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밀알회' 회원 2만여명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는 한편 더 많은 밀알들이 생겨나 이번 운동본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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