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가 최고) 대구농수산물 도매시장 중도매인연합회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연합회 회원들이 시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최적의 가격에 최고 품질 농산물이 거래될 수 있게 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연합회 회원들이 시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최적의 가격에 최고 품질 농산물이 거래될 수 있게 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중도매인'이라고 하면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저희는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농가에는 최적의 가격을, 소비자에게는 가장 저렴한 가격에 최고 품질 농산물이 갈 수 있도록 중개역할을 하니까요."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커지는 요즘,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연합회 사람들은 자부심을 갖고 산다. 좋은 농산물을 잘 가려내는 그들이 식탁의 안전지킴이라는 것이다.

100여명이 넘는 연합회 회원들은 휴일도 없고, 새벽에까지 나와야 하지만 이 직업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고 산다. 이 때문에 회원들 간에는 '끈끈한 정(情)'이 형성돼 있다. 정기적인 모임을 하지만 큰 의미가 없다. 거의 매일 만나며 술잔을 기울인다.

오랜 경력이 아니면 중도매인을 하기가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는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왔다. 단합이 다른 어떤 단체보다 강한 편이다.

최고참으로 불리는 김종현(71) 중도매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이 21년 전 문을 열던 때부터 이곳을 지켜온 그는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농산물로는 우리나라의 중심인 만큼 중도매인들의 자부심이 예전부터 높았다"고 했다.

직업 만족도가 높다 보니 2세 중도매인들도 많다. 대를 이어 중도매인 직업에 도전한 2세 중도매인이 50명 가까이 이른다는 것. 여성 중도매인들도 전체의 10%에 이른다.

이들은 학위만 없다 뿐이지 농산물 박사다. 눈 감고도 좋은 물건인지, 나쁜 물건인지 파악해낸다는 것이 이들의 자랑이다. 이런 실력을 발휘하려면 적어도 5년 이상의 혹독한 훈련을 거친 뒤 중도매인이 된다는 것.

중도매인들은 제대로 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물건만 잘 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수요도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것.

"호남지역 사람들은 상추를 고를 때 잎이 넓은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영남 사람들은 잎이 작은 것을 선호하죠. 고추도 예를 들어볼까요? 바닷가 사람들은 알이 굵은 고추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그런데 대구 등 내륙 사람들은 알이 잔 것을 선호합니다. 이런 수요를 잘 알지 않고는 중도매인 구실을 할 수 없죠. 이걸 잘 알아야 농민들의 판로를 넓혀줄 수 있습니다."

농촌도 생각하고, 도시의 소비자도 위해주는 중개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연합회 사람들은 1인 다역을 하느라 바쁘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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