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돋보기] 국민 한 명이 평생 사용하는 종이는 소나무 87그루 분량

KBS1 '환경스페셜' 22일 오후 10시

디지털 시대가 시작될 무렵, 앨빈 토플러와 빌 게이츠는 '종이가 사라진 사무실' 시대가 열릴 거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그들은 틀렸다. 종이 소비량이 해마다 늘고 있는 우리나라 1인당 종이 소비량은 세계 25위. 하지만 재생종이 사용 비율은 현저히 낮다. 재무 컨설턴트 용현씨의 하루 종이 사용량을 추적했다. 화장실 두루마리 휴지, 무료 신문, 사무용지, 종이컵, 냅킨, 택배, 신용카드 전표 등 평범한 샐러리맨 용현씨가 하루 동안 사용한 종이 무게는 약 6.7kg. 복사지로 따지면 약 2천700장 분량에 해당한다. 우리 국민 한 사람이 평생 사용하는 종이의 양을 나무로 환산하면 높이 18m, 지름 22cm의 소나무 87그루나 된다.

1844년 독일의 직조공이 나무에서 펄프 만드는 법을 발명한 이후 전 세계 종이 수요는 급속도로 늘어났다. 종이를 만들기 위해 2초마다 축구장 면적의 원시림이 사라졌고, 그 결과 세계 원시림의 5분의 1만 남았다. 현존하는 최고의 종이 원료는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산지인 유칼립투스 나무. 1년에 약 10m씩 자라는 유칼립투스는 30, 40년씩 키워야 하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 성장속도로 빠르고, 생명력도 강하다. 하지만 지하 30m까지 뿌리를 내리는 유칼립투스는 주변의 물과 토양을 마르게 해 '녹색사막'을 만든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 세계 열대우림의 10%, 아시아 열대우림의 40%를 보유했던 인도네시아. 하지만 전문가들의 추정에 따르면 전체 열대림 1억2천40만ha 중 36%인 4천340ha가 이미 황폐해졌으며, 해마다 강원도보다 큰 면적인 약 150만ha가 훼손되고 있다. 그런데 그 땅의 한쪽이 다시 녹색 숲으로 채워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중부 칼리만탄주. 비행기를 갈아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려가야만 하는 깊은 밀림 속에 울창한 유칼립투스 숲이 있다. 10년 전부터 한국계 기업이 조림한 인공 숲. 수세기에 걸쳐 파괴되고 있는 원시림. 하지만 우리는 종이를 써야 한다. 나무를 베어 종이를 만들어야만 하는 현실과 환경파괴를 막아야 하는 과제. 인공 숲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을지 KBS1 '환경스페셜-종이의 일생'편(22일 오후 10시)에서 알아보자.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