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우여곡절 끝에 낳은 아들, 잘 자라줘서 고마워"

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와사풍이라는 입이 돌아가는 병을 얻었다. 그 당시 나는 임신 초기였고 와사풍을 제대로 치료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병원에서는 임신을 축하한다며 기뻐해주었지만, 우리 부부는 기쁨과 걱정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엑스레이 촬영과 여러 검사들도 해야 했지만 임신으로 일부 검사와 치료만 계속했다. 3, 4주일의 물리치료와 전기 치료, 침 등을 맞으면서 상태는 호전되었지만, 친정 부모님은 엑스레이와 약물 치료로 아기에게 장애가 있을까봐 여러 산부인과로 나를 데리고 다니며 상담을 하셨고 그때마다 의사 선생님은 장애가 있을 수도 있고 괜찮을 수도 있다는 애매한 답변만 해 주셨다.

어머니는 마지막이라며 집 근처 또 다른 산부인과에 나를 이끌고 갔고, 거기에서 상담을 했다. 의사선생님은 "첫 아기가 유산됨으로써 그 다음 아기부터는 자연 유산이 될 수가 있으니 잘 선택하십시오" 하시는 것이다.

어머니는 마지막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이제는 모든 것을 신의 뜻에 맡겨라" 하시면서 더 이상 아기에 대해 말씀하지 않으셨고 입에 맞는 음식만을 해 주셨다. 우여곡절 속에서 10달이 흘렀고, 출산을 위해 병원에 갔다.

몇 시간의 진통 속에서 아기는 태어났다. 간호사는 "건강한 남자 아기예요. 축하해요" 라며 아기를 품에 안겨 주었다.

난 이 세상을 다 얻은 듯한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 눈, 코, 입, 발, 다리의 개수보다 어떻게 내 몸속에서 이렇게 고귀하고 고귀한 생명체가 태어났을까가 더 감격스러웠다. 그 어떤 선물보다 고귀한 선물인 우리 아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 아기. 정말 뭐라 말하기도 아까운 너무 너무 고귀한 보물을 받았던 것이다. 이보다 더 소중한 선물이 이 세상에 어디 있으랴!

지금은 무럭무럭 자라 부모님을 기쁘게 해주는 중1이 된 의젓한 우리 아들! 너는 이 세상에서 내 생애 가장 소중한 선물이야. 사랑한다, 나의 아들아!

이유정(대구 달서구 이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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