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무생각' 속 청라언덕, '문예대구' 성지로 꽃피리

소중한 스토리 영원히…추억의 노래공원 조성

가곡
가곡 '동무생각' 노래비 제막식이 17일 '청라언덕'인 동산병원내 선교사 사택옆에서 열렸다. 제막식에 참석한 김덕영 대구 중구 문화원장, 차순도 동산의료원장, 이혁우 동국대교수 등이 제막을 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가 70여년 만에 '청라언덕'을 되찾았습니다. 예술·문인들의 발자취가 서린 이곳을 대구 문화예술의 성지로 가꿔 나갑시다."

가곡 '동무생각' 속 '청라언덕'이 대구 동산의료원 내 동산임이 밝혀져(본지 15일자 1면) 이를 기념하는 노래비 제막식이 17일 오후 동산의료원 선교사 사택 앞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동무생각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청라언덕' 고증을 추진한 김덕영 중구문화원장, 이혁우 대구가톨릭음악인협회장과 차순도 동산의료원장, 전재규 동산의료원 의료·선교 명예박물관장(전 계명대 의대 학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덕영 문화원장은 "이번에 고증된 '청라언덕', 즉 동산은 대구 근대 문화·예술의 소중한 스토리를 간직한 곳"이라며 "시민들이 언제든지 이곳을 찾아 추억에 젖을 수 있는 노래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노래비는 무게 16t의 자연석을 가공한 것으로, 전면에 '청라언덕'이라는 글자 아래 작곡자 박태준 선생의 '동무생각'이 탄생하게 된 내력을 소개하고 있다. 계성학교 출신인 박태준 선생이 고교 시절 짝사랑한 신명학교 여고생을 '백합'에 비유해 그리며 작곡했다는 사연과 '청라언덕'이 푸른(靑) 담쟁이(蘿)가 무성한 선교사 사택 동산을 의미한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전재규 관장은 "3·1운동길이 지나는 동산은 대구의 근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간직한 곳"이라며 "이런 곳에 청라언덕 노래비가 세워져 감격스럽다"고 했다.

이혁우 협회장은 "1976년 '월간 음악'이라는 잡지에서 박태준 선생이 '청라언덕'에 얽힌 자신의 일화를 소개한 글을 처음 본 이후 관심을 갖게 됐다"며 "한때 계성학교 본관 건물이 '청라언덕'이라는 말이 있었고, 심지어 '동무생각' 작사자 이은상의 고향인 마산은 노비산이라는 곳에 '푸를 청(靑)'에 '펼칠 라(羅)'를 써 청라언덕이라고 주장했었지만, 결국 청라언덕을 되찾게 돼 정말 반갑다"고 했다.

특히 이날 제막식에는 신명고 여고생 20여명이 함께 자리했다. 이한결(18·3학년) 양은 "중학교 때 동무생각을 배웠다"며 "작곡 동기가 우리 학교 선배님을 짝사랑한 것에서 비롯됐다는 얘기에 다들 놀랐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