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봉정사 대웅전과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등 지역에 산재한 유적들이 잇따라 국보로 지정되거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문화재청은 어제 조선 초기 건축 양식을 대표하는 봉정사 대웅전을 국보 제311호로 승격해 지정했고,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석불을 국보로 승격 지정 예고했다. 지역민 입장에서 우리 유적들이 국내외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국보 지정이나 세계유산 등재로 지역민의 문화재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이 더욱 높아질 터이지만 책임의식 또한 비례해 높아져야 한다. 철저한 보존관리는 기본이고 문화재를 대하는 주민들의 자세와 인식이 더 엄중해져야 하는 것이다. 유적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눈에는 결코 문화재만 보이지 않는다. 유적지 주민들의 의식이나 태도, 교양 수준까지 세심한 눈으로 지켜보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국보나 세계유산 지위와 걸맞게 관리가 이뤄지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힘들다. 아무리 무한한 가치를 지닌 문화재라지만 주민의식과 주변 환경이 따라가지 못하면 그 의미는 반감한다. 하회마을'양동마을도 이런 고려 없이 주차장, 관리시설 등이 마구 들어서 역사마을로서의 격을 떨어뜨린 대표적 사례다. 편의를 해치지 않으면서 얼마든지 부대시설을 꾸미고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은 역사마을로서의 가치, 보존관리 실태 등을 봤을 때 세계유산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9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현지 실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등재 가능성이 높다. 그러려면 예비실사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제대로 보완하고 정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당국도 이제는 70, 80년대식 유적 관리의 틀에서 벗어나 품격 높은 유적관리 안목과 의식을 높여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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