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미디같은 국회…" 제헌절엔 "휴전 합의"

여야 본회의장 동시 점거했다가 '일시정지'

국회가 코미디 같다. 여야는 싸우다 구경꾼이 한껏 모여들자 '일시정지'했다가 다시 싸우자고 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6일 제헌절 경축 행사를 하루 앞두고 미디어 관련법과 비정규직법 처리를 놓고 이틀째 이어오던 헌정 사상 초유의 여야 본회의장 동시 점거를 한시적으로 풀었다. 양당은 16일 오후 10시부터 제헌절 경축 행사가 열리는 17일 낮 12시까지 양쪽 원내부대표단 각각 2명씩 4명의 '감시조(?)'를 남기고 본회의장을 비웠다. 한시 철수 조건은 쟁점 법안의 직권상정과 의장석 점거를 하지 않는 것으로 4명 외에 본회의장 출입은 일절 금하는 것이었다.

16일 본회의장 점거를 위해 밤을 새운 한나라당 한 초선 의원은 "보는 눈도 있으니 제헌절 행사는 무사히 치르도록 하자는 얘기가 의원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는데 그게 여야 합의점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제헌절 경축 행사는 입법·사법·행정의 주요 인사와 국민대표, 외국 사절 등 1천600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양당은 제헌절 행사가 끝남과 동시에 다시 본회의장 점거 농성을 한다는 방침이어서 여야간 대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16일 국회 내에는 제헌절을 기념하기 위해 국제학술대회, 전국대학생 토론대회, 중·고생들의 방문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지만 국회의 중심인 본회의장의 문은 '여야 동시 점거'로 열리지 않았다. 대학생 토론 대회는 개별 상임위 회의장에서 열기로 했지만 문방위 등 야당이 봉쇄한 일부 상임위는 의원회관으로 옮겨 진행되는 촌극도 빚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