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물 기계 점검·수리 23년째, 임근철씨
임근철(43'포스코 2고로 설비관리반장)씨는 자신을 누구보다 화끈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쇳물 작업을 하거나 쇳물 기계를 점검'수리하고 있다. 벌써 23년째.
"쇳물 온도가 1천500℃가 넘으니 복사열로 인해 가까이 가기만 하면 보통 100도가 넘어가죠. 주변 온도도 최소 70~80도예요. 웬만한 사우나는 저리 가라죠. 거기다 항상 방열복까지 입고 작업을 하니까 무더위가 일상이죠."
그렇기 때문에 에어컨은 필수다. 8시간 근무에 쇳물 근처에서 4시간 이상 작업을 한다. 나머지 시간은 수시로 에어컨 근처에 와서 땀을 식히는 것. 에어컨이 없으면 여름철에는 그 누구도 버티기가 힘들다. "한여름에는 땀을 하루에 2ℓ정도 흘려요. 제빙기 얼음이나 정수기의 시원한 물을 틈틈이 마시면서 보충을 하죠. 자주 수박 화채나 아이스크림 등도 공급받아요. 가끔 식용 염분을 먹기도 합니다."
겨울철에는 쇳물 열기로 춥지 않은데다 땀도 별로 흘리지 않기 때문에 방열복 하나로 견딜 만하다. 하지만 문제는 요즘 같은 여름철. 방열복을 자주 벗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힘이 든다.
"몸 보신을 확실히 해야 하죠. 일주일에 1, 2번은 삼계탕이나 영양탕을 먹고 있죠. 개인적으로도 피로 회복을 위해 홍삼을 챙겨먹어요. 여기 일하는 사람은 각자 약을 주기적으로 먹고 있죠."
이곳에서 근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신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더위도 더위인데다 벌건 쇳물이 튀기도 하고 잘못하면 몸 속으로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에 쇳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하죠."
◆대구실내빙상장 피겨강사 박민영씨
대구실내빙상장 피겨강사 박민영(39'여)씨는 더위가 반가운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더 나아가 더위를 사랑한다고 말할 정도. 20년 가까이 추운 곳에서 일하다 보니 여름을 누구보다 목 빠지게 기다린다고 한다.
"빙상장 온도는 발 부근이 0℃, 머리 부근은 6~7도 정도 되죠. 여름에는 체감온도가 더 낮아져요. 외부 온도에 따라 기계를 돌리는 강도가 다른데 여름엔 아무래도 더 강하게 돌리기 때문이죠. 어른들이 덥다고 반팔 티셔츠를 입고 빙상장에 들어갔다 몇 분을 못 참고 다시 나오는 경우를 많이 보죠."
그녀는 한여름철에도 뜨거운 찌개나 탕을 매일 먹다시피 한다. 냉면이나 물회 같은 차가운 음식은 영 내키지 않는다는 것. 에어컨도 되도록 멀리 한다. 집에서 쉴 때도 웬만큼 푹푹 찌지 않으면 에어컨을 작동하는 일이 없다. "추운 곳에서 5시간 정도 있다 보니 바깥에 나와서는 차운 것은 싫더라고요. 오히려 여름에도 온천이나 찜질방을 자주 가는 편이죠."
보통 빙상장에서 1시간 정도 있다 바깥에 쉬러 나오는데 잠바를 그대로 입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위를 잘 못 느끼기 때문. "강사는 움직임이 별로 없어 빙상장에 들어갈 때는 점퍼 두개를 껴 입어요. 추운 곳에서 오래 생활하다보니 냉기가 좀 많은가 봐요."
하지만 추위에 적응이 된 덕분에 남들이 움츠러드는 겨울에는 활기가 넘친다. 겨울에는 기분이 좋아지고 활달해진다는 것. "단점도 있어요. 여자의 경우 피부의 수분이 많이 뺏기니까 보습 화장품을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해요."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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