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중소 상인들의 반발이 전국적으로 터져나오는 가운데 중소 상인들이 조만간 '실력 행사'에 들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자사 SSM을 계속 확장하면서도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동네 슈퍼마켓을 통해서 계열사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롯데에 대해 중소 슈퍼마켓 상인들이 롯데 계열사 물품 판매 중지 불사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롯데슈퍼가 다른 곳과 비교해 더 많은 대구지역의 슈퍼마켓 업주들 경우, 대구백화점·동아백화점 등 '파워가 큰' 지역 대형 유통업체와 연대해 '롯데 상품 안 팔기'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천명,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대기업의 SSM이 중소 상인들의 반발에도 불구, 계속 확산돼 나가자 김경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전국 각지에서 롯데 측이 무리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며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주류 등 롯데그룹 계열사가 생산하는 제품을 슈퍼연합 소속 2만5천여개 매장에 들여놓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중서부슈퍼마켓협동조합에 따르면 이 안이 실제 20일부터 이틀 동안 제주도에서 열리는 연합회 이사회에 정식 상정될 예정이라는 것.
이런 가운데 실제 '행동'에 나선 단체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중동부슈퍼마켓조합은 서울 중랑구 묵동 롯데슈퍼의 입점을 반대하는 차원에서 롯데 제품 반입을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조합은 "13일부터 조합 소속 60여개 점포에서 롯데 계열사의 물품을 들여놓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달 말까지 중랑구 묵동의 롯데슈퍼가 철수하지 않는다면 이미 들여온 물품도 모두 반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중서부슈퍼마켓협동조합 임재영 이사장은 "롯데 상품을 안 팔겠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동네 슈퍼만 롯데상품을 안 팔아서는 아무 효과가 없다. 지역에서 유통 영향력이 매우 큰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가 동참할 수 있도록 나서보겠다. 이사회에서 연합회 안이 확정되면 대구·동아백화점을 설득하겠다. 지역 양대 백화점이 참여하고 중소 슈퍼마켓들이 모두 동참하면 대기업 SSM을 저지하는 데 큰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롯데슈퍼는 대구경북지역에서 23곳의 점포를 개점, SSM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 가운데 역내에서 가장 높은 점포 진출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슈퍼는 모기업 연고지라 할 수 있는 부산경남(13)보다 2배 가까이 더 많은 점포를 대구경북지역에서 냈다.
한편 롯데는 최근 대구 동구 율하동에서 대형 쇼핑점 개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근 소상공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또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대구시내 단일 백화점 매장으로는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도 해마다 '지역 기여 부재' '지역 자금 역외 유출 통로'라는 논란에 휩싸여왔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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