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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합병 러시…회사 이름도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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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 흥망 따라 회사명 변경 잦아…기업인도 헷갈려

IMF 외환위기 이후 수많은 기업체가 흥망성쇠를 거듭하고 인수·합병이 잇따르면서 회사의 이름도 숱한 곡절을 겪고 있다. 구미와 포항공단의 경우 상당수 기업들이 인수·합병이나 지분변화에 따라 이름을 바꿔달면서 '자고나면 회사 이름이 달라진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브라운관 TV 생산업체인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채권단에 의해 홍콩의 한 투자펀드에 매각되면서 회사명을 '메르디안 솔라 앤 디스플레이'로 변경했다.

2001년 LG전자와 네덜란드 필립스가 50대 50 지분으로 설립한 이 회사는 LCD·PDP 등 첨단 디스플레이 제품에 밀려 브라운관 TV가 고전하면서 LG전자와 필립스가 2006년부터 회사의 지분을 정리, 채권단에 의해 관리돼 왔다.

또 LCD 생산업체인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필립스의 지분 매각에 따라 'LG필립스LCD'이던 회사명을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었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 본사를 뒀던 LCD 부품회사인 'LG마이크론'은 지난달 1일 LG이노텍에 흡수 합병되면서 회사명 자체가 사라졌다.

또 미국 코닝과 삼성전자의 합작으로 설립된 브라운관용 유리 생산업체인 '삼성코닝'은 2007년 11월 LCD 패널용 유리 기판을 생산하는 삼성코닝정밀유리에 흡수 합병되면서 회사명이 사라졌다.

'㈜새한'은 워크아웃 이후 웅진이 인수하면서 지난해 3월 '웅진케미칼'로 회사명이 변경됐으며, 10년 전 일본 도레이와 새한이 공동 설립한 '도레이새한' 역시 도레이가 새한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올 연말 쯤 새로운 회사명으로 거듭 날 계획이다.

포항의 경우 포스코의 계열사 로고 통일화 추진에 따라 사명 앞에 '포스~'가 붙지 않았던 계열사들도 '포스'를 사용하게 됐다. 그룹의 일체감을 높이고 직원들의 소속감과 자부심을 모으기 위해서다. 그룹 중 가장 덩치가 큰 '포스코건설'은 2002년 '포스코개발'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또 강관 및 선재 제조업체인 '창원특수강'은 2007년 3월 '포스코특수강'으로, 부동산을 임대·관리하는 '동우사'는 2006년 12월 '포스메이트'로 사명을 바꿨다. '포항강판'(냉연)은 지난해 4월 '포스코강판'으로 변경했으며 '포철기연'(설비관리·플랜트) '포철산기'(철강정비)는 각각 '포스엠' '포스멕'이라는 이름을 병행해 사용 중이다.

2007년 인수한 '한국코아'도 '포스코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스테인리스 임가공업체인 '대한ST'도 포스코가 인수하면서 이름을 '포스코ST'로 바꿔 달았다. '현대제철'도 2000년 3월 강원산업과 인천제철이 합병돼 '인천제철'이 되었다가, 2001년 세계화에 발맞춰 영문인 'INI스틸'로 다시 바뀌었다. 그러다 2006년 현대자동차그룹의 그룹 이미지 통합에 따라 현재의 '현대제철'로 사명을 변경했다.

구미와 포항지역의 한 상공인은 "회사명이 워낙 자주 바뀌는데다 외래어가 많고 비슷한 이름이 흔해 일반인들을 물론 기업인들 조차 회사 이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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