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4년(인조 2년) 이괄의 난. 광해군을 축출하고 인조를 옹립하는 데 앞장섰던 이괄이 인조에 대항한 것이다. 이괄은 관군에 진압되지만 그의 부하 서아지는 살아남아 민심을 어지럽힌다.
인조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으로 투항한 뒤 일본군에 맞서 싸웠던 장수 김충선(일본명 사야가)으로 하여금 서아지를 진압하도록 한다. 김충선은 포수 17명과 투항한 일본인 부하 25명을 이끌고 서아지를 추적, 그의 목을 벤다. 인조는 김충선에게 서아지가 가졌던 땅을 내리지만 김충선은 사양한다.
대구시립극단의 제22회 정기공연작품 '청천'(晴天/예술감독 문창성/작·연출 최현묵)은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간 존재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 일본인으로 태어나 조선에 투항한 김충선과 서아지, 이유야 어쨌든 두 사람은 이미 한 번 반역을 행한 바 있다. 이 두 사람이 또다시 반역을 저지른 자와 반역을 진압하려는 자로 만난 것이다.
연극 '청천'은 김충선이 서아지의 목을 베었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전체 이야기는 허구다. 연극은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거대한 흐름에 휩쓸려 간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투항한 실제 인물 사야가(沙也可)는 일본군에 맞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선조는 김충선(金忠善)이라는 이름을 내렸고 김충선은 경상북도 가창면 우록리에 정착했다.
연극 '청천'은 두 인물의 갈등을 통해 그들은 왜 귀화했는지, 무엇을 위해 누구에게 충성했는지, 무엇에 반역했는지를 이야기함으로써 역사를 승자와 패자로 구분하는 대신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으로 승화한다.
한편 연극 '청천' 연습이 한창인 대구시립극단 연습실에 김충선 공의 후손들이 찾아와 관람했다. 또 15일엔 공연팀이 김충선의 이야기가 있는 우록의 녹동서원을 방문, 종회장의 강의를 들을 예정이다.
△ 공연 일정: 9월 5일, 6일 오후 7시 30분/대구문화예술관 대극장/주최 대구시립극단/ 출연: 서영우, 홍문종, 이동학, 김은환, 권 혁 외 25명/ 053-606-6322/A석 1만5천원, B석 1만2천원, C석 1만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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