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독도와 64주년 광복절

서울대 도전 동아리 회원들로 구성된 '독도레이서'가 13일 출정식을 하고 앞으로 1년 동안 세계를 달리며 독도 알리기에 나섰다. 세계 30개국 50여 개 도시를 방문하고, 10여 개 도시에서는 교포와 유학생, 현지인과 함께 달리기 대회와 사물놀이, 태권도 공연을 연다. 또 현지 대학과 독도 관련 세미나 개최와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현지 기관은 직접 방문해 시정도 요구할 계획이다.

독도레이서는 2006년 독도라이더의 뒤를 이어 올해 대학생 7명이 만든 모임이다. 전신인 독도라이더는 지난 2006년 3~10월 232일 동안 오토바이로 세계 21개국 32만여㎞를 누비면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렸다. 독도라이더가 오토바이로 전 세계를 누볐다면 독도레이서는 두 발로 뛴다. 지난 2월 국내 행사 도중 김도건 팀원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참사도 겪었지만 김 팀원 부모의 뜻에 따라 다시 달리기로 했다고 한다.

가수 김장훈 씨의 독도 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다. 김 씨는 지난해 영화 '미안하다 독도야'의 내레이터 출연비 전액을 기증했다. 이번에는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유력지에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는 릴레이 광고를 게재한다. 지난해 뉴욕 타임스 광고에 이어 두 번째다. 본지는 지난해 9월 언론사 최초로 전충진 기자를 독도 常住(상주) 기자로 파견했다. 또 지속적으로 지역 기관과 연대해 독도 사랑 운동을 펼치고 있다.

오늘은 64주년 광복절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식민 지배의 아픔을 딛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지만 36년간 일제 강점의 후유증은 뿌리 깊다. 최근 불국사 다보탑 1층 지붕돌 위쪽의 물길 홈이 콘크리트로 메워져 있는 것이 드러난 것이나 부산 범어사 대웅전 앞마당의 표지석 뒷면에 조선총독부라는 글귀가 남아 있는 것도 한 예다. 하지만,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과 교과서 왜곡 등을 통해 교묘하게 도발하면서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은 외면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민간 차원의 독도 사랑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아가 이런 행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범국민 운동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한갓 공휴일로 치부돼 잊혀져 가는 광복절을 매개로 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글로벌시대에 과거 역사를 거론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일 수 있지만 치욕의 역사를 잊지 않아야 영광의 역사를 쓸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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