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600에 올라서면서 '주식 거부(巨富)'에 대한 꿈을 키우는 사람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장 기업의 대주주들도 최근의 주가 상승으로 보유 주식 평가액이 급등 중이다. 그렇다면 대구경북지역의 주식 거부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소장 배정득)에 의뢰, 대구경북의 주식 거부들을 조사해 보자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최근 '젊은 거부들'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었다. 대구경북지역 1등 주식 거부는 놀랍게도 30대였다.
◆누가 지역 주식 거부?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가 대구경북지역 상장법인들의 최대주주 보유 주식(특수관계인 지분 포함)을 평가(25일 종가 기준)해 보자 대구경북지역의 최대 주식 거부는 대구경북지역 대표적 차부품업체인 에스엘 이성엽 대표였다. 이 대표는 에스엘 지분 61.80%를 보유하면서 평가액이 무려 1천218억원에 이르렀다. 이 대표는 에스엘을 오늘의 규모로 키운 이충곤 회장의 아들. 올해 만 39세(1970년생)의 이 대표는 30대 후반의 나이에 1천억원이 넘는 평가액을 지닌 주식 거부로 올라섰다.
이성엽 대표 다음은 대구도시가스의 김영훈 회장. 대구도시가스 지분 85.82%를 보유하고 있는 그는 980억원의 평가액을 기록 중이다.
3위는 놀랍게도 코스닥 업체인 KH바텍의 남광희 대표가 차지했다. 남 대표는 봉급생활자에서 기업가로 변신, 벤처신화를 써낸 대표적 인물. 그의 주식 평가액은 876억원에 이른다.
그 다음은 779억원의 평가액을 지닌 오순택 동일산업 대표. 그런데 특이한 점은 오 대표의 형제들도 대구경북지역 주식 거부들이라는 것.
오 대표의 동생인 오길봉 동일금속 대표는 504억원, 오유인 제일연마공업 대표는 280억원의 주식 거부다. 이들의 주식 평가액을 더하면 1천563억원에 이른다. 집안으로 따지면 오씨 가문이 대구경북지역의 주식 명가다. 이들 형제는 오일룡 전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의 아들들이다.
오순택 대표 다음 주식 거부는 이상호 쉘라인 대표.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던 이 대표는 쉘라인을 창업, 671억원의 평가액을 가진 대구경북지역 '신흥 거부'로 떠올랐다. 이 대표 역시 월급쟁이 신화의 장본인.
최근 '대운하주로 이름을 떨친' 동신건설의 김근한 대표는 537억원의 평가액을 기록하면서 쉘라인 이 대표 뒤를 따랐다. 제이브이엠의 김준호 대표도 511억원의 주식 거부였다.
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문기 세원그룹 회장은 세원정공과 세원물산 등 2곳의 상장기업을 보유하면서 502억원의 평가액을 보였다.
대구경북지역에 최근 '신흥 주식 거부'가 많아지면서 '전통 주식 거부'들은 주식 평가액에서는 다소 밀리고 있다.
대구경북의 정통 부자 집안으로 알려진 구정모 대구백화점 대표의 주식 평가액은 473억원, 이인중 화성산업 회장의 평가액은 240억원에 머물렀다. 이인중 회장의 화성산업은 주가 상승세가 부진, 이 회장의 평가액이 많이 낮아졌다.
'정통 부자'가 다소 부진한 사이 신흥 주식 거부들은 빠른 속도로 부를 쌓아가고 있다.
새로닉스의 허전수 대표(387억원), 월덱스 배종식 대표(284억원), 파나진 박준곤 대표(281억원), 아바코 위재곤 회장(239억원), 탑엔지니어링 김원남 대표(226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결혼정보업체 듀오를 창업, 우리나라에 결혼정보업체 역사를 만들어냈던 정성한 상신브레이크 부사장도 171억원의 평가액을 기록하면서 '젊은 부자'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
◆전국구 주식 거부는?
우리나라 전체 주식 거부를 살펴보면 지분 평가액이 무려 4조원을 웃도는 주식 거부가 2명이나 있다.
재벌닷컴이 1천781개 상장사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24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보유지분 평가액이 4조원을 돌파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4조1천287억원을,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4조6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웃돌던 2007년 10월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지분 평가액이 4조2천350억원을 기록한 적은 있지만, 지분 평가액이 4조원을 웃도는 주식거부가 2명이나 나온 것은 국내 증시 사상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 재벌닷컴의 설명.
이건희 전 회장과 정몽구 회장이 4조원대를 돌파한 것은 보유지분이 많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주가가 최근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며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 45만1천원에서 지난 24일엔 78만3천원으로 73.61%나 급등했고, 현대자동차도 연초 3만9천500원에서 10만7천500원으로 172.15%나 치솟았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1조7천148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고, 정몽준 의원이 1조6천10억원으로 4위,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조4천186억원으로 5위에 올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조2천981억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1조2천680억원),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1조2천557억원), 구본준 LG상사 부회장(1조484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1조45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주가급등으로 상장사 주식지분 가치가 1조원을 넘는 이른바 '1조원 클럽' 주식부호가 10명을 기록한 데 이어 1천억원 이상 주식부호도 올 들어 가장 많은 123명으로 늘어났다.
전국적으로 1조원 클럽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대구경북지역은 1조원대는커녕 1천억원대 주식 부호도 단 한명뿐이어서 '전국구'와 '지역구'의 격차를 실감케 하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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