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려면 의·식·주를 포함한 재화나 서비스를 소비해야 한다. 그러나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무수한 재화나 서비스들 가운데 어느 것도 무제한으로 공급되는 것은 없다. 이와 같이 사람들의 욕망은 끝이 없는 데 비해 사람들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수단인 재화나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현상을 희소성이라 한다.
프로스포츠도 희소성으로 인하여 시장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러면 스포츠시장에서도 희소성은 존재하는가? 스포츠 경제학자들은 축구, 야구, 농구, 골프, e-스포츠 등과 같은 경기에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가지고 열광하는 이유에서 희소성을 파악한다. 프로스포츠는 일반적인 시장과는 다른 희소한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장이 성립하는 것이고, 시장을 통해 '스포츠 서비스'를 공급하고 관람자들의 수요를 자극하게 된다. 그렇다면 프로스포츠 시장이 제공하는 희소한 가치는 무엇인가?
첫째는 보통 선수들과는 다른 프로 선수들의 기량과 묘기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탁월한 기량과 실력을 갖춘 프로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에 열광하며, 멋진 기량과 묘기가 갖는 희소성 때문에 비용을 들여서라도 경기를 보려고 한다.
둘째는 경기에서의 승리다. 스포츠는 경기에서 승리가 유일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승리가 유일하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스포츠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상대 팀과 치열한 경쟁 뒤에 오는 승리에 더욱 희열을 느끼게 된다. 경기에서의 승리는 해당 팀을 응원하는 스포츠 팬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란 점에서 희소성이 높다.
셋째는 라이벌 팀의 존재다. 경기 결과의 불확실성은 흥미를 더욱 더 고조시킨다. 만약 라이벌 팀간 전력이 비슷하여 경기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면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즉 다른 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스릴이나 쾌감이 희소성의 가치라 할 수 있다.
넷째는 국민들의 공동 관심사를 자극하는 것이다. 공동 관심사는 국민들의 단결과 화합, 국가 정체성 확립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 현대 사회에서 국가 정체성을 끌어내는 데 있어 스포츠만큼 효과적인 재화는 없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온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것이 대표적이다.
다섯째는 공급의 제한성이다. 많은 프로스포츠 구단들이 인위적으로 구단의 수나 리그전에서 경기 수 등 공급을 제한하는 것은 희소성을 높여 프로스포츠에 대한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단들이 담합을 통해 구단의 수나 경기 수를 제한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
희소가치가 높은 프로선수들은 수요에 비해서 공급에 제한이 있다. 희소성이 클수록 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과 이를 충족시켜 줄 공급자들이 늘어나 시장이 형성된다. 프로스포츠 구단들은 협회를 만들고 시장을 통해 희소성을 상품화함으로써 수익모델을 찾게 된다. 일반적인 시장에서는 가치가 오르면 이윤 추구를 노리는 공급자도 늘어나기 때문에 값이 오르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런데 프로스포츠 시장은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의 공급 한정성으로 인해 일반 시장만큼 희소성이 빠르게 해소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스포츠 시장은 일부 스타플레이어가 창출하는 희소성에 좌우된다는 큰 특징을 갖는다. 프로스포츠 구단들은 희소성을 높이고 유지하기 위해서 전력 평준화, 선수 드래프트제 등을 통해 시장에 관여하기도 한다.
정상만(대구은행 성서공단영업부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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