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듯하게 살아온 인생선배의 삶

다섯 순간 이야기/홍사만 지음/글누림

홍사만 경북대 명예교수의 정년 기념 산문집 '다섯 순간 이야기'가 출간됐다. 36년 교직 생활과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찬양일기, 학문에 임하는 학자로서의 태도,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 등을 담은 사색문과 칼럼, 일본 유학시절의 단상 등을 담았다.

1981년 7월 4일자 매일신문에 게재한 칼럼 '부조화의 조화'는 홍 교수가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잘 보여준다.

'개구리들의 합창 때문에 불면의 밤이 잦았다. 몹시 둔탁한 저음의 개구리, 성미가 급하고 신경질적인 놈, 음정도 높고 템포도 빠른 놈, 소프라노처럼 울어대는 놈, 테너처럼 우람한 소리, 목이 터져라 부르짖는 녀석, 아직 어려서 서툰 아성(兒聲)까지 끼여 있다. (중략) 합창이란 부조화를 재료로 조화를 창출하는 위대한 마술인가 보다. 뜯어보면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음색과 개성이 완벽하게 결합된다. 현대는 관계의 사회다. 우리는 때때로 이상이 맞지 않고, 개성이 너무 판이하고, 인생관이 다르다고 단절하려는 사람들을 본다. 무엇이 맞지 않고 무엇이 판이하다는 것인가? 저 개구리의 합창에 귀를 기울여 보라. 너와 나는 맞지 않다는 그것 때문에 결합될 수 있다고 하는 이 역설적인 진리.'

생활수필과 칼럼, 축사로 썼던 글과 신앙인으로의 태도 등을 담은 글들을 통해 독자들은 진중하고 반듯하게 살아온 한 인생 선배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607쪽, 4만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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