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구미-대구-포항으로 이어진 이명박 대통령의 대구경북 방문은 말 그대로 금의환향(錦衣還鄕)이었다. 특히 고향인 포항 방문은 공식적으로는 대선 후보 시절인 2007년 12월 8일 거리유세 이후 1년9개월여만의 일로, 당시 이 대통령은 "압승해 고향에 다시 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대통령을 맞은 구미·대구·포항 시민들의 반응은 대선때보다도 더 열광적이었다. 구미에서는 새마을박람회 개막식 후 시민들이 운동장 출구까지 일렬로 늘어서 이 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바람에 예정 출발시간을 훨씬 넘겼고, 대구시청 앞에는 '사랑해요 MB, 우리가 있잖아요. 화이팅' '대구는 믿습니다. 성공 대통령 이명박' 등의 현수막이 내걸려 선거운동이 재연된 듯한 분위기였다.
환영의 절정은 이 대통령이 동지상고 재학 시절 노점상을 했던 포항 죽도시장이었다. 도로에는 시민들이 수없이 늘어서 태극기까지 흔들며 '이명박 대통령'을 끊임없이 연호했고, 인근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과 반대편 차로에서 운전하던 운전자들까지 환영 대열에 합세했다.
이 대통령은 죽도시장 입구 2㎞ 전부터 버스에서 내려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거나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경호관들이 경호차량 탑승을 권유하자 "그건 정치행사 같은 모습이다. 자연스럽게 걸어가겠다"고 말하며 시민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수천명의 시민들과 악수를 나눈 덕분에 만찬 장소인 식당 도착까지는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 대통령은 횟집 앞에서 기다린 모교 영흥초교 학생들과 기념촬영도 했으며 어머니 고(故) 채태원 씨와 함께 시장에서 장사를 했다는 최익순(84), 안기선(84), 최복생(74) 할머니 등을 만나 끌어안으며 "잘 오셨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반갑고도 벅찬 심경을 숨기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영일만항 개항식에서는 "영일만 바닷가 앞에 서서 여러분을 뵙고 보니 감개무량하고, 솔직히 말씀드려서 보고 싶었다"고 말했고, 포항지역 인사들과의 만찬에서는 "두말할 여지없이 고향이 제게 큰 용기와 열정을 보내줘서 남은 임기를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고향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대구와 포항에서 "많은 시민들이 환영해주는 것을 보고 역시 고향분들이 다르구나 생각했다"며 "은퇴 이후 지역민들이 자랑스런 대통령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도록,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온몸을 다 바쳐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박수와 환호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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