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오후 뉴욕 한 호텔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현안과 북핵 공조에 대해 협의했다. 하토야마 총리 취임 후 처음 열린 양국 간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이 서로 신뢰하고 가장 가까운 새 관계를 만드는 데 노력해나가자"면서 "하토야마 총리는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나도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에 대해 하토야마 총리는 "민주당 새 정부는 역사를 직시할 용기를 갖고 있다.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며 "한일 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양국 간 문제뿐 아니라 세계와 아시아 문제 등 다양한 과제에 대해 서로 협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을 비롯한 6자회담국이 긴밀한 공조를 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바람직하지만 필요하다면 국제 공조를 통한 제재와 압박도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유화정책을 쓰는 것은 국제 사회가 공조해 제재하고 있기 때문이며 핵을 포기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유엔 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은 조건없이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위한 국제 공조에 적극 임할 것이며, 북한도 이런 노력에 조속히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북핵 문제를 조율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유연하고 융통성 있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그랜드 바겐' 구상은 단계별로 조각조각 협상하는 것이 아니고, 일괄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북한을 안심시키고 핵을 포기시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후 주석은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최근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각국의 노력 덕분에 북핵 문제가 상당히 완화됐다"며 "북한이 한국,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반적으로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 대화, 혹은 어떤 형식으로든 다자 회담을 진행하려고 한다는 의사를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각국이 노력한다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24일 오전 덴마크, 호주 정상과 회담을 가진 뒤 '파키스탄 우방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피츠버그로 이동, 동포 간담회와 G20 환영 리셉션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뉴욕에서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