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문에는 경기가 침체기를 벗어나 회복기로 들어서고 있다는 기사들이 조심스레 나오기 시작했다. 주택가격 상승은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작용하고 있으며, 정부는 주택가격의 갑작스런 상승 탓에 또다시 DTI규제라는 카드를 꺼내 시장규제에 나서고 있다. 불과 1, 2년 사이에 경기부양과 시장규제의 정책들이 주택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주택가격의 상승은 그동안 분양을 미루던 건설사들의 신규분양을 이끌어냈고, 신문지면의 여러 면이 주택관련 기사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에서 아파트와 관련해 많은 용어들을 언론매체를 통해 접하는데, 대표적으로 재건축, 재개발, 택지지구, 시행사 등의 용어들을 꼽을 수 있다. 이렇듯 주택과 관련된 수식어들이 붙는 이유들은 다양하겠지만, 여기에서는 아파트가 지어지는 '대지', 즉 땅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우리가 주택 또는 일반건축물 등을 건축하는 곳이 대지이다. 예부터 집을 짓기 위해서는 명당 위에 터를 가꾸고, 그 위에 기초를 세워 집을 지었다. 그럼 현재의 터(대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택지개발지구를 들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공영택지, 택지지구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1981년부터 시행된 택지개발촉진법은 도시화 및 산업화로 인해 심화된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집을 짓기 위한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한마디로 집을 많이 짓기 위해 집터를 대규모로 조성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대규모로 조성하다 보니 집을 짓기 위한 주택용지뿐만 아니라 도로, 공원, 녹지, 상업시설 등의 기반시설도 동시에 계획하게 되고, 기존 주거지에 비해 훨씬 좋은 주거환경을 갖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택지개발을 시행하는 대표적인 곳은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지자체 및 지방공사를 들 수 있다. 사업시행자는 이렇게 개발된 택지개발지구의 주거지 중 일부는 직접 아파트를 시행해서 공공임대, 공공분양으로 아파트를 공급하고, 나머지 택지는 민간에게 분양하게 된다.
택지를 분양받은 민간건설사는 일반인들에게 아파트를 분양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용어들이 택지개발지구 또는 공영택지 등이다. 따라서 택지개발지구에 분양되는 민영아파트는 도로, 공원과 같은 기반시설 등이 충분히 계획되어 있으므로 주거환경이 매우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우리가 흔히 듣거나 사용하고 있는 재건축이다. 앞서 택지개발지구가 택지개발촉진법을 근거로 빈 땅에 건물을 짓기 위한 대지를 새롭게 조성하는 데 반해, 재건축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을 근거로 당초 저층의 노후아파트나 주택들이 있던 대지에 건물을 철거하고 그 위에 새 아파트를 건축하므로 신규로 조성되는 택지와는 개념이 다르다. 이 법은 정비사업, 정비구역이라는 용어정의로 시작되는데, 말 그대로 기존도심의 주거지를 정비한다는 개념이며, 주거환경개선사업, 주택재개발사업, 주택재건축사업, 도시환경정비사업의 4부분으로 분류된다. 이 중 주택재건축사업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매스컴을 통해 자주 듣게되는 말이다. 재건축사업은 노후된 저층아파트 단지가 있던 곳이므로 도로 등 주변의 기반시설들은 어느 정도 양호하나 아파트 자체가 노후해 구조적으로 위험하다거나, 생활에 불편이 초래되어 기존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짓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재건축 조합원이 되고, 재건축 후 그들이 대부분 재입주를 하며, 잔여가구는 일반인들에게 분양이 된다.
마지막으로 시행이라는 단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아파트 분양 카탈로그를 잘 살펴보면 시행 및 시공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시행이란 사업을 진행하는 사업주체, 즉 땅주인이며, 시공은 시행측으로부터 공사비를 받고 아파트를 건설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재건축사업의 시행은 재건축조합이 되며, 택지개발지구는 택지를 공급받는 자가 시행이 되는 것이다. 건설사에서 택지를 공급받아 직접 시공하는 경우는 시행 및 시공이 동일하지만, 시행 및 시공이 다른 경우도 많이 있다. 얼마 전까지 주택지 등을 시행사가 매입하고, 공사를 건설사에 맡기는 시행사업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배산임수, 명당과 같이 '터'에 대한 관심과 학문이 발달했다. 좋은 터를 찾기 위해 산과 들을 돌아다니고,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위치에 집을 짓기 위한 노력들이 현대에 와서는 다양한 주택지 개발방식 등으로 변화되었다. 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투기나 투자의 개념이 아닌 사람이 잘 살기 위한 쾌적하고 안락한 터의 개념으로 이해되고 개발되어야 하겠다.
김재엽(화성산업 기술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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