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청와대서 욕설·행패 비서관 징계하라"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비서관이든 행정관이든, 청와대 직원들의 불미스러운 행동은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일"이라며 기강 확립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청와대 근무자들은 어느 누구보다 자기 희생적 자세로 솔선수범해야 하며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근 청와대 내에서 L비서관이 다른 비서관과 상관 등에게 막말을 하며 행패를 부린 것과 관련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위계질서를 어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는 만큼 엄중하게 행정적 징계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 비서관을 따로 불러 엄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서관은 이달 6일 대통령 보고 일정과 관련해 자기 업무와 관련 있는 내용인데도 미리 상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수석실을 찾아가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 그는 윤진식 정책실장의 중재에도 계속 고성을 질렀고 이튿날에도 다시 찾아가 항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이 군림하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부터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이동통신사 간부들을 불러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출연금을 내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논란을 빚은 방송통신비서관실 소속 P모 행정관을 지칭한 것으로 보이며 청와대는 이 사건을 자체 조사하고 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