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을빛 청도로 미술감상 떠나볼까

11월 말까지 조각·사진전 등 풍성한 전시회

김성수 작
김성수 작 '새를 타고 나는 사람'
성남훈 작
성남훈 작 '연화지정'
오의석 작
오의석 작 '흙, 사람, 불'
강형구 작
강형구 작 '버드'(bird)

올 가을엔 빨갛게 감이 익어가는 청도로 나들이를 떠나는 것도 좋겠다. 가을 햇살 아래 싱그런 바람을 맞는 것도 좋고, 미술 작품을 감상하며 마음의 여유를 담아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10, 11월 청도에선 다양한 미술 전시가 펼쳐진다.

◆아트갤러리 청담-이동철/김성수 전(25일까지)

작가 이동철은 청바지를 작품의 소재로 택했다. 편하고 질긴 작업복에서 패션 아이콘으로 진화해 온 청바지. 작가는 청바지를 통해 물질 문명을 좇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아냈다. 청바지를 입은 한 여성의 히프 주머니에는 신용카드가 꽂혀있고, 금팔찌와 금반지를 낀 손에는 명품 휴대폰이 들려있다. 윗옷을 입었는지 알 수 없이 그림은 끝이 나고, 그 앞에는 빨간색 스포츠카가 기다리고 있다. 25차례 개인전을 연 작가는 1994년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에 이어 2004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양화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가 김성수의 조각을 보고 있으면 마치 어린아이의 서툰 칼자국의 흔적을 보는 듯하다. 그것은 서두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순수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선 작품 '새를 타고 나는 사람'을 보면 지금은 까맣게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꿈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작가는 "꼭두(나무인형)의 조형성과 강한 원색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된 작업들은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또 다른 이상 세계에서 이룰 수 있다는 도가의 신선 사상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054)371-2111.

◆갤러리 BK-성남훈 사진전(11월 30일까지)

최복호 패션문화연구소 갤러리 BK는 성남훈 사진전 '연화지정'(蓮花之井) 전시를 연다. 전주대 교수인 사진작가 성남훈은 한국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중 한 명. '연화지정'은 2년 전 작가가 티베트 동쪽 지역인 캄의 불교학원에서 수행 중인 비구니들의 모습을 담은 기록이다. 캄은 학식이 높기로 이름난 스승을 찾아 모여든 약 1만명이 넘는 수행승들이 커다란 마을을 형성하고 있는 곳. 해발 3천900m 고지의 매서운 바람과 추위에 붉은 연꽃처럼 터져버린 그들의 해맑은 얼굴에서 관람객들은 그들이 기원하는 삶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다. 작가는 '2009 세계보도사진전'(World Press Photo, WPP)에서 인물 싱글 부문 3위를 수상했다. 054)371-9009.

◆동제미술관-오의석 조각전(29일까지)

조각가 오의석(대구가톨릭대 환경조각과 교수)은 '불의 흔적'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연다. 흙을 불에 구워낸 테라코타 작품과 철을 절단하여 용접한 최근작 철조에서 불이 이루어낸 흔적들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는 '로고시즘'(Logos-ism)이라는 난해한 주제를 30년 이상 추구하고 있다. 로고스는 종교적으로 볼 때 '하나님의 말씀'을 뜻한다. 그의 작품 속에서 종교적 색채를 찾기는 쉽지 않다. 작가는 "말씀과 형상 사이에서 이미지의 힘에 신뢰를 보내면서도 그 한계로 인해 자주 절망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인간의 창작을 통해서 과연 말씀이 형상을 입을 수 있는가"라고 스스로 묻고 있다. 053)767-0014.

◆갤러리 전- 강형구 아트퍼니처전(11월 3~21일)

아트퍼니처는 90년대 이후 가구를 예술적 가치로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에서 출발해 '예술의 생활 속 투영'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갖게 됐다. 강형구 교수의 디자인은 기능적이고 간결하면서도 미적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 이번 전시 작품은 폐목과 철물들을 활용한 가구, 나뭇가지의 절제된 조형적 선을 이용한 옷걸이, 우리 고유의 재료인 멍석을 이용한 러브체어 등 예술적 통찰력으로 읽어낸 가구들과 전통 가옥에서 사용된 못, 철물, 말발굽 등을 이용해 새의 이미지를 표현한 오브제 작품 등 20여점이 선보인다. 054)373-2134.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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