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봄날의 숲, 가을의 단풍, 아침의 햇살과 같았다.' 1천400년 전, 한 여인에 대한 아름다운 찬사가 있었다. 주인공은 의자왕의 증손녀이자 백제의 마지막 공주 부여태비. 그녀가 역사 속에서 걸어나와 마침내 그 존재를 드러냈다.
KBS1 TV '역사스페셜-최초 보고 백제의 마지막 공주, 부여태비 '편이 17일 오후 8시 방송된다.
우리가 아는 백제는 660년, 멸망의 길로 들어서 사라졌다. 유민들은 당나라로 끌려가 노예로 비참한 삶을 살았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우연히 발견된 묘지석에 적혀있던 831자의 기록과 함께 되살아난 부여태비는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백제의 마지막 공주였던 부여태비는 당나라를 세운 황제의 옆에 함께 묻혀 있었던 것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방송 최초로 부여태비의 생애를 추적해본다.
그녀의 묘지석은 부여씨가 괵지역의 왕비라고 설명하고 있다. 괵지역의 왕은 당고조의 증손 이옹. 그녀는 이옹과 결혼함으로써 당 황실의 일원이 되었다. 부여태비는 후에 그녀의 아들이 왕에 올라 왕비에서 태비로 격상된 것이다. 특히 당나라로 온 백제 유민들은 당나라에서 공을 세우며 활약했고, 백제 유민을 상징하는 부여태비의 지위도 함께 격상됐다.
부여태비가 이옹과 결혼할 때 나이는 스물 둘. 국가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왕족의 의무를 실현하고, 유민들을 하나로 묶어 잘 살게 하기 위한 길이었다. 결혼 후에도 그녀는 현모양처로서 생을 다할 때까지 어질며 덕행 있는 삶을 살았다. 부여태비 역은 2009 미스코리아 진 김주리가 맡았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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