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9시부터 시작한 독감백신 접종을 위해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1㎞ 이상 줄을 섰다. 백신이 크게 모자란 탓도 있지만 신종플루에 대한 불안감으로 접종자가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일부 구청은 지난해 동별 접종 방식을 올해는 보건소나 보건지소에서만 접종하도록 바꿔 더욱 혼잡했다. 이들은 길게는 2시간 이상 줄을 서 기다려야 했다.
이러한 사태는 이미 예견된 것이다. 신종플루 백신 생산 때문에 올해 독감백신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3%나 줄었다. 대구는 접종 대상자가 23만여 명이지만 보건소의 확보량은 지난해보다 1만 5천 명 분이 준 9만 1천300명 분 뿐이다. 병원 자체 조달을 계산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신종플루 확산에 따른 과수요도 겹쳤다. 병원조달량은 보건소보다 값이 3배 이상 비싸고, 이마저 일찍 소진됐다.
접종 대란을 빚은 것은 안이한 대구 보건행정 탓이다. 대구시는 동별 접종일자를 지정하고 번호표를 배부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몰려드는 접종자를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고령자들이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 속에 긴 줄로 몇 시간을 기다리는 것에 대한 대책은 세워야했다. 이미 전국적으로 독감예방 백신을 맞은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태다. 전문가들은 백신 때문이 아니라 고위험군인 고령자들이 장시간 기다려 지병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선착순으로 보건소에 가 무작정 기다리게 하는 접종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도 백신 접종은 계속된다. 부족량은 후속 백신을 확보하는 11월 초쯤 추가 접종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또다시 고령자들이 장사진을 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어날지도 모를 불상사를 사전에 막는 것이 앞선 보건 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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