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경쟁력 세졌네

상반기 상품수지 흑자 266억달러…사상 첫 日 제쳐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기획재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상반기 한국의 상품수지 흑자는 266억달러로, 30개 OECD 회원국 중 독일(719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일본은 91억달러로 7위에 그쳤다. 일본은 2000년까지 매년 상품수지 흑자 1위의 자리를 고수했지만 2001년부터 독일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지난해에는 376억달러로 5위로 추락했다.

우리나라 경우 외환위기 직후이던 1998년 3위까지 오른 이후 계속 7~9위권에 맴돌다 지난해엔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11위까지 곤두박질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연간 기준으로도 우리나라의 상품수지 흑자가 일본보다 많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상품수지 흑자 면에서 일본을 추월하게 된다. 연도별로 한국과 일본의 상품수지 흑자는 1995년 한국 -44억달러, 일본 1천312억달러로 격차가 컸지만 2000년 170억달러·1천165억달러, 2005년 327억달러·950억 달러, 2008년 60억달러·376억달러 등 해마다 차이를 줄여 왔다. 상품수지는 상품의 수출입에 따른 대차를 의미하며, 우리나라의 상품수지 흑자가 일본보다 많다는 것은 그만큼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국제시장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위기 이후 달러 대비 엔화의 환율이 내려가고 원화의 환율이 상승하면서 가격경쟁력이 향상된 것이 상품수지 추월의 요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동차 등 내구재 수출 비중이 큰 일본에 비해 한국은 수출 품목이 다변화한 데다 수출지역도 상대적으로 경제위기의 타격을 덜 받은 개발도상국 비중이 커진 것도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환율효과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우리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다는 데 이의가 없다"며 "최근 들어 수출 시장이 선진국에서 개도국 쪽으로 옮아가면서 경제위기의 영향을 일본보다 적게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소득수지, 경상이전수지를 합한 경상수지의 경우 독일이 584억달러 흑자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과 노르웨이가 580억달러, 280억달러로 각각 2, 3위에 올랐다. 한국은 234억달러 흑자로 4위를 기록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