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제64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경찰청이 한 시민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주인공은 바로 고려대 법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재승(26'사진)씨. 이씨는 지난달 15일 개관한 대구경찰청 무학도서관에 300만원어치의 장서 150여권을 기증했다. 평소 아르바이트를 해 푼푼이 모은 돈 300만원을 과감히 투자했다.
이씨가 이처럼 대담한 결정을 내린 것은 대구 수성경찰서에 근무하는 초교 동창생의 권유 때문이었다. 평소에도 야학 교사로 일하는 등 사회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이씨는 친구에게 경찰의 현 실정을 들은 뒤 특히 전'의경들을 위해 뜻 깊은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막상 책을 기증하기로 마음먹자 고민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어떻게 하면 전'의경들에게 바람직한 가치관을 심어주고 경찰 행정에도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을 고를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한 달을 숙고했다. 우선 한국 현대사를 다룬 책은 꼭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조정래 작가의 '한강' 같은 책들을 포함시켰다. 이 밖에 역사와 관련된 책들을 많이 골랐다. 책의 내용이 너무 무거울 수 있다고 생각해 베스트셀러와 가볍게 볼 수 있는 스포츠, 문화 서적들도 선정했다.
이씨는 기증하기에 앞서 모든 책 앞에 '아름다운 모습의, 민중의 심부름꾼이 되어주시길…'이라는 글귀를 써 넣었다. 소중한 돈을 투자해 책을 기증하는 자신의 뜻이 제대로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이씨는 "짧은 소견이고 주제넘을지 모르지만,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생각하면 민중과 소통하는 경찰이 꼭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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