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종문의 펀펀야구] 신인 몸 만들기는 효율적 자기 관리서…

해마다 이때쯤이면 프로의 지명을 받고 계약을 끝낸 선수들이 서둘러 가을 훈련에 합류한다. 한시라도 빨리 프로에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꿈에 그리던 프로 구단의 유니폼을 입었다고 해서 그들이 아직 프로가 된 것은 아니다. 사실 유망주들에게 가장 중요한 때가 바로 프로의 입문 시기며 그로부터 3년 동안이 남은 야구 인생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은 신인들에게 프로에 입문해 가장 먼저 실천할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기량 향상"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그렇게 답하는 선수 대부분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면 이미 잠재적 기량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므로 부단한 연마를 통해 실력은 자연 늘기 마련이다.

초보 프로로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과목은 바로 '몸 만들기'다. 그저 많은 연습량을 소화하기 위한 몸 만들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프로로서 보다 세밀한 기술 습득을 위해 많은 연습량이 필요하지만 젊은 신체가 감당 못할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훈련 후의 휴식이다. 프로의 세계에서 휴식은 다음 훈련이나 경기를 대비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주어지는 시간. 그러므로 충분한 영양과 숙면을 취하고 몸과 정신에 유익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젊은 선수들은 휴가라도 받은 듯 연인, 친구를 만나 밤늦도록 술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푼다. 더러는 밤늦게 컴퓨터 앞에서 게임을 즐기고 몇 시간씩 휴대폰 통화에 매달리기도 한다. 아직 창창한 나이이고 체력이 왕성하니 일시적으론 견딜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습관은 시즌 중에도 이어져 몸 관리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나쁜 습관이 서서히 몸의 균형을 흩트리며 부상의 빈도를 높인다. 결국 '몸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하고 휴식의 의미를 통해 시간의 효율적인 관리를 자각하고 실천하면 기회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다.

그 다음으로 경계하며 새겨야 할 일은 자신의 위치를 항상 되돌아보는 것. 유망한 신인으로 신문 지면에 이름이 오르고 관심의 대상이 되면 우쭐한 마음에 자신을 인기 선수로 착각해 자칫 겉멋이 들게 되고 염불보다 잿밥에 신경을 쓰게 된다. 또 유명해진 베테랑 선배들과 어울리다 보면 어느 순간에 자신의 위치를 잊어버린다. 베테랑이야 스스로 조절하며 여가를 갖지만 초보가 베테랑같이 행동하면 의식이 멍든다.

프로 세계는 초보라고 덤이나 핸디를 주지 않는다. 매년 서는 출발선은 같다. 뒤처지지 않기 위한, 금쪽보다도 더 귀중한 시간이 신인에겐 바로 지금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강인한 목적 의식이나 동기 부여가 없다면 널려 있는 주위의 유혹과 스트레스를 떨쳐낼 수 없다. 입단해 3년간 오직 야구에만 집중해 정진한다면 이미 절반 이상은 진정한 프로가 된 것이다.

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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