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지역 토박이 기업, 역차별에 서럽다

타지선 세제혜택 '푸짐'…경북만 인센티브 없어

구미지역 토박이 기업들이 '외국인 투자기업만 기업이냐'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대구시가 올 들어 토박이 기업에 대한 세제 감면 조례안을 마련했지만, 경북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구미시와 구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기업(이하 외투기업)이 구미를 비롯 국내에 공장을 건립하면 국세(법인세·소득세) 5년간 100% 감면, 관세·특별소비세·부가가치세 3년내 100% 감면, 도세(취득세·등록세)·시세(재산세) 15년간 전액 면제 등 세제감면 혜택과 고용보조금 지원 등 엄청난 혜택을 받는다.

수도권 지방이전 기업 역시 취득·등록세 면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5년간 100%, 이후 3년간 50%를 감면해주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하며 지역경제 성장에 기여한 토박이 기업들의 새로운 투자에 대해선 세제감면 등 혜택이 없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는 것.

특히 외투기업의 경우 공장면적 등 외형은 커지만 고용창출 등 지역사회 기여효과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지역 경제계의 평가다. 구미 국가산업4단지에 유치된 외투기업 12개사 중 가동 중인 10개 기업의 부지는 85만8천여㎡를 차지하지만 고용인원은 2천100명 정도다. 내년 완공 예정인 세계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 공장 역시 면적 22만9천㎡, 투자 규모 3억달러에 이르지만 고용창출은 250여명에 불과하다.

외투기업 우대정책에 대한 토박이 기업들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대구시는 지난 5월 '기업인 예우 및 기업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대구에서 본점 사업자 등록 30년이 경과하고 상시 고용인원 30인 이상 기업이 공장용으로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해선 취득세와 등록세의 50%를 경감해주고 있다.

그러나 경북도, 구미시는 아직까지 이 같은 세제감면 조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김용창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은 "창업 20년 지난 토박이 기업의 신규투자 및 증설분에 대해 외투 및 수도권기업처럼 세제감면 혜택을 줄 것을 수차례 건의했지만 결실이 없다"며 "산토끼 쫓다가 집토끼가 굶어 죽을 수도 있다는 말들이 많은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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