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孝婦에서 트로트 가수로 '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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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첫 가요 CD낸 박미련씨

"조신한 며느리로, 아내로 제 인생의 절반을 보냈습니다. 이제 제 인생의 2막은 노래와 함께 신나게 가꿔나가고 싶어요."

이달 생애 첫 가요 CD를 낸 대구 출신 가수 박미련(본명 박미연'53)씨. 노래에 대한 넘치는 끼만큼이나 활달한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와병 중인 시어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병간호한 효부(孝婦)였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울 정도. "경상도 집안답게 시댁의 가풍이 무척 엄격했어요. 문학을 하신 큰아주버님(시인 도광의)과 고등학교 교사였던 남편(63)은 겉으론 무뚝뚝하지만 노래를 좋아하셨고, 이번 음반을 내는 데 큰 응원을 해주셨어요."

보통 주부이던 박씨가 늦깎이 트로트가수로 전환한 데는 마음 아픈 계기가 있었다. 슬하에 2남을 둔 박씨는 7년 전 갑작스런 사고로 큰아들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것. 다 키운 맏이를 이제 이 세상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절망감에 박씨의 건강이 악화됐고, 급기야 한쪽 콩팥을 떼내는 수술까지 받았다. 실의에 빠져 있을 무렵 초등학교(내당초교) 선배인 향토가수 신광우씨가 "노래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손을 내밀었다. 젊은 시절부터 노래라면 남 못지않다는 박씨는 이내 각종 노래자랑대회에 나가 곧잘 상을 탔다. 이후 신씨의 기획사에서 5년째 노래 강사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중년의 수강생들에게 신나는 노래를 가르치면서 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습니다. 한바탕 노래를 부르고 나면 전신이 개운해집니다."

이번에 낸 가요집의 제목은 '혼자 사는 여자'. 박씨는 "중년들이 남모르는 아픔이 참 많다"며 "중년 여인의 고독을 잘 표현한 곡이고 멜로디가 좋아 들어보신 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신다"고 했다.

박씨는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사할린 동포들이 생활하는 고령 대창양로원이나 신일양로원, 성가양로원에서 사비로 음식을 장만해 어르신들을 대접하며 노래 공연을 했다. 지체장애아동을 위한 공연을 한 적도 있다.

박씨는 "노래를 부르면서 사람들을 즐겁고 건강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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