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우주'라 불리는 뇌, 인류 최후의 미개척 연구 영역이자 원천지식의 보고에 대한 선진국들의 주도권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뇌연구는 고령화와 융합으로 내닫는 21세기의 국민 복지 증진과 미래신산업 기반을 제공할 핵심 분야로 대두되고 있다.
뇌는 우리 몸의 지배자이자 마음의 원천이다.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생명유지가 어렵게 되고,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인지기능에 장애가 온다. 뇌연구는 뇌의 구조 및 기능, 발생과 발달 과정 등을 이해하고 뇌치료'보호, 뇌계발, 뇌기능 모방시스템 등에 활용하는 연구이다. 예를 들어 뇌를 이해하면 다가온 고령화 시대에 치매와 같은 노인성 뇌질환의 치료와 삶의 질 향상이 가능해진다. 또한 '꿈의 컴퓨터'인 뇌의 작동원리를 모방하면 인간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로봇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러나 뇌는 근원적으로 매우 복잡한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뇌를 이해하려면 생명과학 및 의학뿐 아니라 심리학, 수학, 물리학, 공학 등을 망라한 학제 간 통합 접근이 필수적이다. 자연적으로 뇌연구는 IT, BT, NT 등 첨단기술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융합학문의 성격을 지닌다. 뇌연구는 두뇌경쟁시대에서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므로 창조적 뇌연구를 통한 삶의 질 향상과 미래 신산업 창출에 세계 각국이 앞다투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국립보건원은 2005년 '뇌과학 청사진'을 통해 지원방향을 제시하고 전체 예산의 5분의 1을 정신건강연구소 등 6개 뇌과학 관련 연구소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1997년 RIKEN에 뇌과학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3개 뇌 관련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고, 중국'인도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도 10년 전부터 특화된 뇌연구 전문기관을 설립해 두뇌과학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미국 나스닥은 고령화에 따른 뇌연구산업 발전의 중요성을 인지해 '뇌신경 산업 주가지수'를 2007년부터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8년 '뇌연구 촉진법' 제정 이후 1차 기본계획에 따라 범정부 차원에서 지난 10년 동안 총 3천억원이 투자됐다. 현재 전국 200여개 대학'연구소별 소규모 연구팀에서 2천여명 규모의 연구자들이 뇌와 관련된 기초 임상연구를 수행중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뇌 분야의 인적자원의 우수성에 비해, 관련 연구투자는 아직 미국의 164분의 1, 일본의 17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고, 국가적 차원의 뇌연구를 주도할 인프라는 크게 부족한 현실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뇌연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향후 10년간 1조5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제2차 뇌연구촉진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기존 뇌연구와 경쟁력을 가진 국내 IT'NT 기술 융합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국가 뇌융합 연구의 중심이 될 '한국뇌연구원'을 설립해 뇌연구 분야 세계 7위 기술 강국으로 진입하려는 것이다. 한국뇌연구원은 NT'BT'IT 간의 대규모 뇌융합연구와 산'학'연 역량 결집을 통한 국가 핵심 어젠다 연구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뇌연구원은 전국 네트워크의 거점으로서, 유연한 연구팀제와 개방형 연구실 등 선진적 제도를 도입하는 혁신적인 연구소 모델로 운영될 예정이다.
뇌연구는 고령화사회'두뇌경쟁시대 도래에 대비한 태동기 유망 분야이다. 따라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뇌융합 분야의 특성화를 선도하고 있고, 대구시도 두뇌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 이를 선점하는 데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공모 중인 한국뇌연구원 유치 경쟁에서 DGIST 주도의 대구경북지역 컨소시엄이 선정된다면 지역에 유치된 첨단의료복합단지 및 지역 의료기관, 인근 포스텍 뇌연구센터 등 관련 기관과의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 노벨상이 자주 나오는 기회의 기초과학 영역이자 최고의 융합연구 분야로서 미래산업 창출의 보고인 뇌연구에 대한 지역의 관심과 과감한 투자로 '두뇌강국 코리아'의 꿈을 선도해 나가자.
김승환(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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