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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너간 단일화에 與후보는 뒷전?…막 오른 부산 북갑 '보수 난타전'[금주의 정치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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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한동훈(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21일 부산 북구 남산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콩국수 나눔 행사에 참석해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 한동훈(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21일 부산 북구 남산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콩국수 나눔 행사에 참석해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현 무소속)의 출마로 정치권 시선이 쏠리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가 결국 보수 대 진보의 양자구도 대신, 보수2·진보1의 삼파전 구도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이에 두 보수 주자들은 여권 후보에 대한 견제는 한 수 물린 채, 진영 내 주도권 확보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한 전 대표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에 비해 한 발짝 앞서있는 양상이다. 이에 박 후보는 삭발식을 감행하고, 연일 한 후보를 향한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등 '난타전'을 통한 격차 좁히기에 나섰다.

이제 관건은 남은 기간 한 전 대표의 경쟁력이 지금처럼 유지되느냐다. 유권자와 접촉면이 더욱 넓어지는 본 선거운동 기간에서도 지역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한 전 대표가 '토박이' 두 후보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지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화, 해도 그닥? 안 해도 해볼 만? 보수진영 셈법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보수진영 안팎에서는 '부산 북갑 단일화'가 화두였다.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해당 선거구에서의 승리는 물론, 친한계와 당권파 지지자 간의 결집이 이뤄지면서 PK지역 전체의 선거 판세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하지만 한 후보와 박 후보 모두 '양보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사이 단일화 논의는 한 발짝도 진전되지 못했다.

여기에는 하 후보의 지지도가 일명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 후보는 선거 국면 초반 여권의 집중 지원을 받으며 등판했지만, 이후 '손 털기 논란', '오빠 논란' 등에 시달리면서 지지도를 기대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후 '주식 파킹 의혹'이 제기되는 등 본격적인 후보 검증이 시작된 점과 보수 진영 후보가 확정되며 지지자가 일부 결집한 점 또한 지지도 상승 둔화 요인으로 꼽힌다.

중앙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19일 부산 북갑의 만 18세 이상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가상번호) 면접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 후보가 35%, 박 후보가 20%, 한 후보가 31%의 지지를 각각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한 후보 간 격차는 4%포인트(p)로 오차범위(±4.4%포인트) 이내였다.

같은 시기 채널A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부산 북갑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 전화면접 조사에서 한 후보는 34.6%, 하 후보는 32.9%, 박 후보는 20.5%를 얻었다 (신뢰범위 95%, 오차범위 4.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한 전 대표와 박 전 장관은 서로 보수표 분산을 감수하고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하 후보가 30%중반대의 득표율을 기록한다는 가정 아래 남은 60%이상의 표 상당 부분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선거 당일에 가까워질수록 보수 후보의 승리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지지세가 한 쪽으로 쏠리는 '심리적 단일화' 현상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거둘 수 있는 실익이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수 유권자 중에서도 한 후보를 지지하는 '친한계' 세력과 박 후보를 지지하는 '당권파' 세력은 화학적 결합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앙일보 조사 당시 양자 대결을 묻는 질문에서 두 후보 모두 상대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는 흐름이 관측됐다.

하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한 후보는 각각 38%의 동률, 박 후보는 41%대 32%로 오차범위 밖 열세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한 후보로 단일화를 가정하면 박 후보 지지자 중 한 후보로 옮겨간 비율은 26%에 그쳤고, 하 후보로 이탈한 비율은 13%를 기록했다. 무려 44%로 집계된 '없다'를 포함하면 통제를 벗어난 지지세가 74%에 달한 셈이다.

박 후보로 단일화하는 시나리오에서도 한 후보 지지자 중 박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28%에 불과했다. 박 후보 대신 하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비율은 20%였다. (해당 조사에는 올해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이 부여됨. 신뢰수준은 9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더해 진영 내 갈등이 잔존한 상황에서 한 쪽이 '일방적 양보'를 감행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보상이나 정치적 미래가 잘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도 양 후보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지난달 29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유세를 펼치던 중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지난달 29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유세를 펼치던 중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식, 韓 겨냥 '십자포화'…"오만한 한동훈, 배신의 정치 끝장"

이런 상황에서 한 후보와 박 후보는 서로를 향한 날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늦게 본선에 합류한 박 후보는 과거 쌓아둔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지지도를 크게 높인다면 여전히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 쌈지공원에서 열린 박 후보의 출정식은 '한동훈 비판대회'를 방불케 했다. 이날 노모를 모시고 삭발식을 치른 박 후보는 곧바로 연단에 올라 "한 후보와의 단일화는 결단코 없다"고 선언했다.

박 후보는 "이번 싸움은 오만한 한동훈의 배신의 정치를 끝장내고, 위선으로 가득한 하정우 민주당 후보와 이재명 정부를 꺾기 위한 사투"라며 "쓰러져가는 우리 보수와 국민의힘을 이곳 낙동강 방어선에서 반드시 탈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일화 없이) 끝까지 가서 반드시 이긴다"며 "어머니 앞에서 자식이 머리를 밀지언정, 배신과 약탈·기생의 정치가 우리 북구에 발붙이는 일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사 항전의 의지"라고 한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한 후보를 직접 언급한 발언도 거듭 이어졌다.

박 후보는 한 후보를 가리켜 "이명박 대통령 구속시키고 박근혜 대통령 감방 보내고, 윤석열 대통령 등에 칼을 꽂고 이 정권을 무너뜨린 잔인한 배신자"라며 "어떻게 이런 배신자와 단일화가 되겠나. 그것이야말로 협잡이고 야합이며 북구 주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한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대통령 탓, 남 탓만 일삼으며 당과 동지들을 패배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라며 "자신의 무능과 무책임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당원게시판을 동원했다. 동료 의원과 당원들을 향해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언사를 퍼붓는 천박한 정치로 보수를 모욕하고 당을 사분오열로 추락시켰다"고 일갈했다.

박 후보는 "계엄 때는 또 어땠나. 더불어민주당과 한패가 돼 보수가 무너질 위기 앞에서 당원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본인은 구세주인 양, 우리 당을 자신의 전리품으로 취급했다"며 "이런 자가 어떻게 복당 운운하나. 그 자체가 보수의 치욕이며 보수를 파멸로 몰아넣는 기만"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 후보를 용납하는 건 단일화가 아니라 우리 북구를 민주당 하정우와 이재명 정부에게 고스란히 상납하는 자해행위"라며 "한동훈으로 보수가 단일화한다는 말은 '뜨거운 아이스아메리카노'처럼 애초에 존재할 수가 없는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후보 확정보다 앞선 지난달 26일, 부산 구포초에서 열린 동문회 운동회에서 주민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후보 확정보다 앞선 지난달 26일, 부산 구포초에서 열린 동문회 운동회에서 주민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과 단일화 했나"…韓, 당권파에 배신자 프레임 '되치기'

한 후보는 박 후보와 그를 지원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배신자' '민주당 부역자' 등의 프레임을 역으로 떠넘기는 방식으로 지역 내 보수표 결집을 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 후보는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을 '보수 배신자'로 규정한 박 후보의 비난을 "본인이 (부산 북구를) 배신하고 떠난 거 말씀하시는 건가"라고 받아쳤다.

이어 "20년 분당 사람이라면서 부산을 배신했으면 좀 가만히 계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의 이 같은 지적은 박 후보가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성남시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당시 "제가 20여 년 아이들과 함께 살아온 분당"이라고 발언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 후보는 "저는 2024년 12월 3일이 다시 돌아와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다. 우리 아버지가 계엄을 했더라도 막았을 것"이라며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에 대해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는 정치로는 절대로 보수가 다시 정권을 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한 후보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장동혁 당권파와 박 후보는 오로지 한동훈 당선을 막기 위해 하 후보는 안 건드리고 한동훈만 공격하는 민주당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박민식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없으니, 박 후보는 한동훈이 아니라 하 후보와 단일화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민주당은 '한동훈이 당선되면 민주당은 큰일 난다,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맞는 말이다. 한동훈이 당선되면 민주당은 큰일 난다. 제가 민주당 폭주를 박살 낼 것이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북구 발전, 보수 재건, 이재명 민주당 폭주 박살을 위해 민심만 보고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본지 유튜브 채널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해 반격에 나섰다.

장 대표는 한 후보를 겨냥해 "이런 사람이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보수를 재건할 상황으로 오게 만든 사람이 누구냐"라고 반문했다.

장 대표는 박 후보에 대해서는 "'내가 적임자다', '내가 북구 살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강력한 모습으로 나가면 충분히 올라갈 시간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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