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여성 사령관은 어땠을까. 백마 위에서 긴머리 휘날리며 칼을 높이 든 채 '돌격' 명령을 내리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멋질 것이다. '인도의 잔다르크'로 숭앙받는 라니 락슈미바이(1828~1858)가 바로 그러했다.
1828년 오늘, 인도 중부의 작은 왕국 잔시의 귀족가문에서 태어났다. 14세때 왕과 결혼, 아들을 낳았으나 일찍 잃었고 25세때 남편마저 죽었다. 영국은 후계자가 없다는 이유로 왕국을 복속시켰지만 여왕은 단호히 저항했다. 마침내 1857년 세포이 반란(영국에서 일컫는 말이고 인도는 1차 독립전쟁이라고 한다) 발발과 함께 여왕도 거병했다. 그녀는 동시대 여성과는 달리 일찌감치 승마, 궁술, 검법을 익혔고 여성 부대까지 창설한 경험이 있었다.
잔다르크와 마찬가지로 남자 복장을 하고 선두에서 용감하게 싸웠다. 용병과 의용군을 모아 영국 편을 드는 주변 영주 군대를 격퇴했다. 여자라고 무시하는 다른 반란군 지도자들과 갈라서 독자적으로 영국군을 공격하다가 1858년 6월 18일 괄리어에서 전사했다. 영국군도 "가장 훌륭한, 가장 용감한 지도자"라며 놀라워했다. 미모와 카리스마, 지략까지 갖춘 불세출의 여걸이었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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