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24번째 회원국이 된다. 50년 전만 해도 국민들의 의식주 해결을 국제사회의 원조에 의존해야 하던 세계 최빈국 한국이 이제 가난한 저개발 국가에 도움을 주는 대열에 참여한다. DAC는 개발도상국에 일정액 이상의 원조를 제공하는 선진국 모임으로 한국의 눈부신 성공을 세계가 인정한 셈이다.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뀐 경우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치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이자 국제사회에 져야 할 책무 역시 커졌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원조 규모는 DAC 가입 조건에 부족하다. DAC 가입에 앞서 우리 정부는 국민총소득 대비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2015년까지 지금보다 3배 가까이 많은 0.25%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수출 확대와 시장 개척 등을 연계한 유상 원조나 조건이 붙은 구속성 원조가 대부분인 점도 향후 개선해야 할 과제다.
우리의 원조 제공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적잖다. 그러나 원조 공여는 단순히 주는 것만이 아니다. 한국은 국제 교역으로 살아가는 나라다. 원조 공여는 국제사회에서의 우리의 위치와 역할을 높이는 한편 잠재적 시장을 키우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 역시 국제사회의 원조가 우리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DAC 가입에 맞춰 우리의 원조 체제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원조를 주고 되레 욕을 먹는 일은 없어야 한다. 게다가 지난해 우리가 원조한 국가가 127개국에 이를 정도로 부처별 생색내기용 소액 분산 원조가 많았다. 원조 효과가 적은 것은 당연하다. 받는 나라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투명하고 체계적인 평가 체계와 국민의 동의와 참여를 유도하는 장치 마련도 원조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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