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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천황폐하" 외치며 할복 미시마 유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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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오늘 일본 도쿄시내 육상자위대 동부총감부 2층 발코니. 구 일본군 제복처럼 생긴 옷을 입고 머리에 히노마루가 찍힌 머리띠를 두른 한 사내가 목에 핏대를 세운 채 자위대의 궐기를 요구했다. "지금 일본의 혼을 유지하는 것은 자위대뿐이다. …너희는 사무라이다. 자신을 부정하는 헌법을 왜 지키고 있다는 말인가!" 전후의 평화헌법을 뒤엎고 천황제를 실시하자는 것이었다. 돌아온 것은 자위대원들의 냉소와 경멸이었다. 절망한 이 사내는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자신의 배를 갈랐고 뒤에서 추종자가 그의 목을 쳤다. 전통적인 사무라이식 자결 방식을 그대로 재현한, 시대착오적 자살 퍼포먼스였다. 그렇게 목숨을 끊은 장본인은 김지하 시인이 '제국주의의 피를 먹고 자란 쓰레기 같은 극우주의자'라고 비판했던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였다.

'금각사'(金閣寺) 등 여러 수작을 발표하면서 '일본적 미의식에 바탕한 전후 최대의 작가'라는 극찬을 들었지만 그의 정신세계는 이처럼 좁고 황폐했다. 그의 정신과 문학은 삶과 역사에 대한 근원적 성찰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가 천황제 복귀라는 시대착오적 망상의 포로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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