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추위도 잊은 '한글 주경야독'

매주 1회 성서공단 노동조합 운영 한글교실 배움 열기

성서공단노조사무실에서 운영하는 한글교실에서 이준형씨가 이주노동자들을 상대로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성서공단노조사무실에서 운영하는 한글교실에서 이준형씨가 이주노동자들을 상대로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반땅님" "반땅님이 아니고 반·장·님, 따라 해보세요"

이주노동자 한글 주경야독,

성서공단 노조 매주 1회

"반땅님""반땅님이 아니고 반·장·님, 따라 해보세요."

성서공단노동조합에서 운영되고 있는 한글 교실은 이주노동자들을 상대로 일주일에 한 번, 매주 일요일 오후 6시부터 7시 반까지 한 시간 반가량 수업이 진행된다.

학생들은 모두 이주노동자들. 낮에는 공장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글 교실을 찾아와 주경야독을 한다. 이들 중에는 근무지에서나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국어를 배우러 온 학생도 있고 한국어에 관심이 있어서 공부를 목적으로 온 학생도 있다.

작년부터 수업을 듣고 있는 리네트(24·키르기즈스탄)씨는 "수업 때 배운 공부가 직장에서 대화나 소통에 큰 도움이 많이 돼요"라며 공부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열의를 가지고 있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한국어 교실은 대학을 중심으로 적지 않게 개설되어 있긴 하지만 이 수업들은 유학생들을 위한 수업이 대부분. 정작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은 없다.

리네트씨는 "대구에 한국어 학원이 있긴 하지만,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없다"며 공부를 많이 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재 당면한 문제는 교사 부족. 재작년엔 자원봉사자가 7, 8명에 달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두 사람밖에 남지 않았다. 두 사람 중 사정이 있어 수업을 못하게 될 경우 수업 진행이 불가능해 어려움이 크다.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한글교실에서 2년째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이준형(22·경북대)씨는 "이주노동자들이 일을 할 때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의사소통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일상생활이 가능하게끔 실력이 향상된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서정 시민기자 lyricv@naver.com

도움·한상갑기자 arira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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