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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욱·박석민·최형우 삼성 타선의 삼두마차

'내년엔 내가 팀 타선의 해결사.' 삼성 라이온즈가 보다 강력한 화력을 뿜어내기 위해 보강할 부분은 공격 선봉에 설 1번, 타선의 중심을 잡을 4번 타순이다. 하지만 삼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도 모두 투수를 택하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 이영욱, 박석민과 최형우에게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엔 붙박이 1번 타자가 없었다. 구미에 딱 맞는 톱타자감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중견 박한이와 신명철은 각각 주력과 정확성, 신예 김상수는 경험이 모자랐다. 그 와중에 올 시즌 중반 혜성같이 등장한 것이 2년차인 이영욱. 1군에서 8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9, 4홈런, 16도루를 기록했다. 아주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드러난 수치 이상으로 승부처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11월 마무리 훈련에서 이영욱은 더욱 빛을 발했다. 자체 청백전 11경기에서 타율 0.444(36타수 16안타), 1홈런, 10타점에 도루 4개로 맹활약한 것. 다네다 히로시 타격코치가 "배팅 스피드와 발이 빨라 1번 타자로 활약이 기대된다"며 칭찬했을 정도다. 이영욱은 "선구안과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어렵게 1군에서 뛸 기회를 잡았는데 내년엔 확실한 주전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삼성 타선은 '지뢰밭'이라 부를 만했다. 줄 부상 속에 주전들이 라인업을 들락날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위 타선이 고르게 터졌다. 다만 폭발력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당초 삼성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김태균에게 잠시 관심을 보였던 것도 그 때문. 그러나 김태균이 일본으로 진출한 뒤 삼성은 거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준 박석민과 최형우에 기대를 걸기로 했다.

최형우의 올 시즌 성적표는 타율 0.284, 23홈런, 83타점. 박석민은 부상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중에도 타율 0.285, 24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각각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서 뛴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뛰어난 활약이다. 삼성 타선의 미래가 밝다는 말이 많은 것도 이들이 있어서다. 하지만 확실한 4번 타자라고 말할 정도가 되려면 한 단계 더 성장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박석민은 올 시즌이 아쉽기만 하다. 스스로도 기대가 컸지만 손가락 부상 때문에 제 컨디션을 찾기 쉽지 않았다. 휴식을 위해 2군에 머무르기도 했고 1군 무대에 나서서도 상·하위 타선을 오르내려야 했다. "너무 실망스러운 시즌이었다"고 말한 박석민은 "아프지 않고 전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 최고 목표다. 그렇게만 된다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삼성 타선은 젊다. 현재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젊은 만큼 발전할 여지가 있고 잠재력도 갖췄다. 세대 교체의 선두 주자인 박석민과 최형우에 이영욱까지 가세한 타선이 내년 시즌 얼마나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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