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는 수능시험의 영향력이 크게 높아진 반면 수능의 변별력은 떨어져 치열한 눈치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수험생 수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정시모집 인원은 작년보다 줄어 수험생들로서는 조그마한 변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을 겪게 됐다. 수능 성적 분석에 비춰본 올해 정시모집의 변수를 짚어본다.
◆합격선과 경쟁률 상승이 불가피하다=올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63만8천216명으로 작년보다 7만8천명 이상 늘었다. 당초 수능 지원자가 8만8천여명 늘었던 데 비하면 1만명 넘게 줄었다고 해도 엄청난 증가치다. 대학 정원은 소폭 늘었을 뿐인데 지원자가 훨씬 더 늘었다면 경쟁이 뜨거워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수시모집 확대로 정시모집 규모가 줄어든 것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정시모집 인원은 지난해 16만4천명에서 올해 15만9천여명으로 감소했다. 경쟁률이 높아지면 합격선은 높아진다. 올해 경우 외국어 점수가 다소 떨어진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영역별 점수가 고르게 나왔기 때문에 합격선 상승은 대세로 보인다.
◆학과제 모집 훨씬 뜨겁다=그동안 유행하던 학부제 모집에 대한 대학들의 선호가 한풀 꺾이면서 학과제 모집으로 전환한 곳이 많다. 학과제 모집은 전공별 선호도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에 학과에 따라 경쟁률과 합격선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예컨대 지난해 학과제 모집으로 전환한 연세대 공학부의 경우 2008학년도 공학부 모집 때는 전체적으로 6.8대1을 기록했으나 2009학년도에는 화공생명학부 12.7대1에서 전기전자공학부 8.5대1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경쟁률이 높아지고 학과별 경쟁률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모집단위 세분화는 전체적인 합격선 상승과 학과별 차이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여학생 선호 학과 합격선 오른다=수리영역의 변별력이 떨어진 데 비해 외국어영역의 변별력은 다소 높아졌다. 이는 여학생들의 수능 성적에 긍정적인 신호다. 최근 교사 임용 문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인기가 주춤한 교육대와 사범대는 이 같은 현상에 따라 경쟁률과 합격선이 함께 오를 여지가 커졌다. 간호학과 등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 역시 마찬가지 예상이 나온다.
◆상위권은 다군 지원이 어렵다=정시모집에서는 가·나·다군에 걸쳐 세번의 지원 기회가 있지만 다군에는 상위권 수험생들이 지원할 곳이 많지 않아 매년 엄청난 경쟁률을 보였다. 추가합격에 따른 연쇄이동으로 다군 경쟁률은 대개 허수로 나타나지만 그만큼 다군에서 지원할 대학 선택이 쉽지 않았다. 올해는 다군에서 빠져나와 가·나군에서 분할모집하는 상위권 대학이 늘어 수험생들이 가·나군에서 안전 지원을 선호할 가능성이 커졌다.
◆수능 우선선발 지원가능점 오른다=올해 정시모집의 가장 큰 특징은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우선선발을 통해 수능으로 정원의 절반 정도를 뽑는 대학이 상당수인데다 일반전형의 수능 반영 비율도 70% 안팎인 대학이 많다. 올해 수능 성적 발표로 미루어 보면 입시기관들이 제시하는 우선선발 학과 지원가능점은 일반전형에 비해 5점 이상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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