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천황이 죽었을 때는 '죽다'라고 하지 않고 '가쿠레루'(かくれる) 즉'숨다'라고 하는데 이 말은 '천황은 죽지않고 몸을 감춘다'라는 의미를 내포하지만, 실은 우리말 '거꾸러지다'가 원어로 '넘어졌다' 라는 말이다.
우리는 윗사람이 죽으면 '돌아가다'라고 하는데 이 말도 사실 어원을 따지면 '토(土)로 가다' 즉 '흙으로 가다'라는 말로써 원래의 집. 즉 '태어나기 전의 원 고향으로 되돌아간다'는 의미이다. 그러고 보면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나그네'라는 말이다.
사람은 태어나면 죽기 마련인데, 어떤 이는 죽을 때 아주 괴로운 모습을 하고, 더러는 혀를 깨물기도 한다. 여기서 '괴롭다'는 일본어로 '구루시이(苦しい)', '깨물다'는 '가무'(かむ)인데, 그 뜻은 한일양국의 차가 없다.
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 한국 사람들은 대개 죽으면 맨 먼저 '저승사자가 와서 양팔을 끼고 데려 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승과 저승 사이의 강을 '첨벙 첨벙'하고 건너가는데 무릎 정도까지 차는 강은 그리 깊지도 않으며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그런 강이란다.
여기에 '첨벙첨벙'은 일본어로는 '쟈붕쟈붕'(じゃぶんじゃぶん)이고 강 저편에는 먼저 간 부모 친척들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그래서 염라대왕 앞에 가서 살아 생전의 업보를 심판 받는다. 이때 자기를 변호하는 이는 자기 선조 중에서 가장 훌륭한 분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말엔 '살아 진천 죽어 용인'이란 고사가 있다. 이는 옛날 조선시대에 한 사람이 진천에서 살다가 죽었는데 저승사자가 그의 수명이 아직 남았는데 실수해서 잘못 데려간 것이었다. 당황해서 되돌려 보내려 했으나 그의 시신은 이미 장사 지내고 없어 할 수 없이 지금 막 죽은 용인 사람 속으로 그 혼을 되돌려 보냈다.
이에 용인 사람은 죽은지 2일 만에 다시 살아났는데 이상하게도 용인 일은 하나도 모르고 진천으로 가겠다고 계속 우겨서 가족들이 하는 수 없이 고을 원님에게 데려가 재판한 결과 이 사람의 혼이 진천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고을 원님은 '그대는 살았을 때는 진천 가서 살고 죽으면 몸을 용인으로 돌려주라'고 판결을 내려 생긴 말이 '살아 진천 죽어 용인' 이란다.
어쨌든 태어나면 죽는다는 것은 하늘이 정한 이치! 우리 모두 죽을 때를 대비해서 좀더 선하게 남을 도우면서 그리고 열심히 보람있고 가치있게 살자.
경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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