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사회적기업을 찾아서] (2)문화·예술 사회적 기업

…경북북부 문화콘텐츠 개발, 일자리 만들고 수익도 올리고

(사진 위) 11월 7일 안동 병산서원에서 열린 권영한 선생과 함께하는 \
(사진 위) 11월 7일 안동 병산서원에서 열린 권영한 선생과 함께하는 \'나의 뿌리 알기\'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모습. 경북미래재단 제공 (사진 아래) BOK 예술가들이 강령탈춤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BOK는 예술 활동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의지로 뭉쳐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6월 문화예술·체육·관광 분야에 200여개의 사회적기업을 육성해 3천여개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동안 사회적기업은 가사·간병, 재활용 사업 등 특정 분야에 쏠렸지만 최근 문화 분야에서도 사회적기업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정부가 지원에 나선 것이다.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기업은 제품을 만들어 팔지 않고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사회적기업과 차별화된다.

◆㈜경북미래문화재단

'지역 문화에 생기를 불어넣고, 창조와 소통의 날개를 달아 문화공동체를 만든다.'

안동의 ㈜경북미래문화재단(이사장 권두현)은 경북 북부 문화 유산을 활용해 일자리를 만들고 수익을 창출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지난해 10월 안동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축이 돼 '문화를 가꾸는 사람들'이라는 단체를 만들었고, 곧바로 노동부에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 참여 신청을 하면서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인정을 받았다. 직원 35명에 사무국, 기획사업팀, 특별기획팀, 고가경영팀, 마케팅팀, 예술교육팀, 문화체험팀 등이 분야별로 활동하고 있다.

경북미래문화재단은 직원의 절반 이상이 20, 30대 젊은 사람들로 구성돼 역동적이고 창의적이다. 임종교(36·여) 사무국장은 "문화 예술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안동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은 지역 문화를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지역 사회 공헌과 문화 사업을 해 보고 싶은 젊은 직원들이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있다"고 말했다.

젊은 전사들로 구성된 경북미래문화재단은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지역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업을 살펴보면 ▷종가 문화 활성화를 위한 종가 명품 관광 투어 ▷종택·서원·정자·재사의 보존 및 관리 ▷선비 체험 캠프 프로그램 ▷선비 리더십 프로그램 및 기업체 멤버십 연수 프로그램 ▷정자음악회 등 지역 문화재를 이용해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지난달에는 노동부 재심사에서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무난하게 다시 인정받아 내년에는 정식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을 높였다. 현재 35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해 교육 중이다. 21일에는 문화예술기금 마련을 위한 송년음악회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를 이용한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보존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고가경영팀에서는 문화재의 경미한 수리·관리를 직접 담당하고 있다. 경북 북부에 산재한 재사와 서원, 종택 등과 위탁 협약을 체결하고 있고, 고산서원, 대산종택 등 24개 문화재와 협약이 체결됐다. 문화재 소유주와 위탁 협약을 체결하면 10년 동안 체험 프로그램을 그곳에서 실시하는 대신 경북미래문화재단이 경미한 보수, 관리를 도맡는다. 임 국장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고택의 경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지만 위탁 협약하면 활용과 관리 측면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8월 열린 고산서원 선비 체험 캠프의 경우 초등학생 40명을 대상으로 2박 3일 동안 황토 염색으로 포 만들기, 생활예절교육, 한문 공부, 활인심방, 선비 생활 체험 등 요즘 초등학생들이 접하기 쉽지 않은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지역 문화 연구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안동의 문화 관련 책자 및 연구서를 정리하고 있고, 최근 '2009 안동' 사진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임 국장은 "올해는 순수익 9천만원가량으로 아직은 열악한 수준이지만 문화 사업에 승부를 걸겠다는 젊은 직원들이 많아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사)한국문화공동체 BOK

'전통문화 예술을 대중에게 돌려주자.'

(사)한국문화공동체 BOK(Beauty Of Korea)의 성격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대구 북구에 위치한 BOK는 전통문화 예술의 생산과 보급을 위해 2005년 설립된 비영리 민간 예술 단체로 앞서 1998년 4명의 청년들로 구성된 풍물굿패 '소리광대'에서 시작됐다. 2000년 '전통예술원 판'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가 2005년 예술가, 예술교육자, 예술기획가 등이 의기투합해 현재의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지난해 대구시 전문예술법인, 올해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받았다. 22명이 상근자로 근무하고 있으며, 사무국(3명), 기획인력(3명), 교육센터담당(3명), 공연예술가 및 전통예술교육 전문가(13명) 등으로 구성됐고, 이들은 전통예술 넘버원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일반 문화 예술 단체와 사회적 기업 문화 예술 단체는 어떻게 다를까?

임강훈 기획국장은 "일반 문화 예술 단체는 예술적 완성도와 수익에 관심이 집중되지만 우리는 예술 활동 자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OK는 나눔의 예술을 실천하고 있다. 찾아가는 공연과 국악교실 등의 이벤트를 무료로 하고 있다. 자체 기획 축제로 정월대보름 축제와 팔공산 풍경소리 한마당 등을 개최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등을 찾아가 무료 공연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일반인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예술단을 운영하면서 사회복지시설 공연에도 큰 관심을 쏟고 있다. 해외 공연에도 적극적이다. 브라질 노바포트로 폴리스 세계 민속 예술 축제, 프랑스 파리 리마니뙤 축제, 대만 신장 드럼 페스티벌 등에도 초청 공연을 한 바 있다.

BOK는 사회적 기업을 향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문화 예술 인재 육성 ▷콘텐츠의 상품화 ▷기업 마인드 확보 ▷사회적 기업가로 구성된 사회적 기업 등의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이다.

임 국장은 "사업 확대를 통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더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공연장 및 교육센터, 전통 악기 개발 공장, 공연 상품 관련 기념품 제작, 교육 자료 제작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인력을 더 많이 고용할 계획이다. 특히 취약계층 중 전통문화 분야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인재를 찾아서 무료 교육을 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BOK는 사회적 기업을 향한 새로운 실험을 준비 중이다. BOK의 공연과 관련된 멤버들이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적 기여를 목적으로 한 독립법인화를 계획하고 있다. 독립법인은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서 시장에 도전하고 창출된 수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임 국장은 "독립법인은 수익 극대화라는 확실한 목적이 있으며, 극대화된 수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문화사업은 제조업과 달리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이들에게 적정한 인건비를 지급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BOK는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을 받아 15명의 인건비를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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