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모임과 술자리로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연말이 돌아왔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1인당 술 소비량은 맥주 109.83병(500㎖ 기준), 소주 74.4병(350㎖ 기준)이었다고 한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피로회복과 불안'긴장 해소에 도움이 되는 반면 폭음을 하면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이나 위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동의보감 '술은 수명 단축'
동의보감에 따르면 술(전통주)은 성질이 매우 뜨겁다. 맛은 쓰고 달며 독이 있다. 탕약에 넣으면 약의 기운을 전신에 퍼지게 한다. 적당히 마시면 신체의 나쁜 독기를 없애고, 혈맥을 통하게 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하지만 과음하면 몸을 피폐하게 하고, 정신을 상하게 하고, 수명을 단축한다고 쓰여 있다.
과음하면 알코올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아 주독으로 인한 숙취로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며 뱃속이 뒤틀리는 등 각종 증상이 생긴다. 숙취가 일어나는 이유는 인체가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보다 더 많은 양이 한꺼번에 들어와 제때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알코올이 인체로 들어오면 간에 있는 효소들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1차 분해되고, 다시 물과 탄산가스로 분해돼 체외로 배설된다.
흔히 술과 함께 좋은 안주를 먹거나 약한 술부터 센 술의 순서로 마시면 술이 덜 취한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숙취 정도는 알코올의 양과 개인별 알코올 분해 능력 차이에 비례한다. 술 마신 다음날 속은 불편하지만 혈당이 떨어져 공복감을 느끼거나, 소변이나 땀으로 전해질이 빠져나가 갈증을 많이 느끼게 된다. 이때 찬물을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를 떨어뜨릴 수 있지만, 전해질이 부족해 갈증이 쉬 가시지는 않는다. 주당들은 음주 후 콩나물국과 북어국 등을 먹는다. 이런 종류의 국에는 다량의 전해질이 들어 있어 숙취를 해소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요즘은 숙취해소를 위한 기능성 음료가 시중에 많이 판매되고 있다.
◆칡뿌리'칡꽃 주독 없애
우리 선조들은 주독을 없애기 위해 주로 칡뿌리나 칡꽃을 이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칡의 무성한 덩굴이 나무의 생육을 저해한다고 잡초로 간주하고 있다. 조림목에 막대한 피해를 주며, 심지어 전봇대를 타고 올라가 정전을 일으키기도 한다.
칡을 제거하기 위해 매년 많은 인력과 경비를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칡은 단순한 잡초가 아니라 우리 몸에 효용성이 있는 약용식물이다. 칡은 콩과에 속한 다년생 덩굴나무로, 한약재로는 뿌리를 갈근(葛根), 보라색 꽃을 갈화(葛花)라 한다.
갈근은 2천여년 전 중국 후한시대에 최초로 갈근탕의 재료로 사용됐다. 맛은 맵고 달며, 성질은 서늘하다. 열을 발산하여 해열시키며, 목과 어깨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 주는 작용이 있어 초기 감기증상에 활용빈도가 높다.
또 홍역 초기에 고열이 나고, 호흡기와 결막에 염증이 생긴 증상을 치유하는 효능이 있다. 갈근은 주독을 풀어준다. 또 비위가 허약하여 발생하는 설사와 이질을 치료한다. 최근에는 약리학적으로 혈관확장 작용이 있어 고혈압과 협심증, 두통에도 사용되고 있다.
갈화는 맛이 달고 성질은 서늘하다. 주독을 푸는 작용이 갈근보다 우수한 편이다. 술로 인하여 몸에서 열이 나고 갈증이 나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우며, 속이 불편하고 구역질이 나 음식 생각이 없을 때 사용한다. 하지만 갈근과 갈화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속이 냉한 사람이 오래 복용하면 위장의 기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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