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치료약인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인 한 살 여아가 사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종플루에 걸린 이 여아는 타미플루가 듣지 않았고 검체 확인 결과 유전자 변이에 따른 내성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본부 측은 타미플루가 듣지 않아 용량을 두 배로 했으나 증상이 악화돼 결국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이 여아는 사고로 뇌손상을 입은 고위험군이긴 하지만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였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이전에도 내성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두 차례 있었으나 모두 완치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돼지가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과 함께 신종플루 문제가 또 다른 국면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돼지 신종플루는 14일 처음 보고된 이후 경북과 경기도, 전남, 제주 등 전국 9개 양돈 농가에서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돼지가 사람에게서 전염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역(逆)전염은 어렵고, 감염 돼지고기도 70℃ 이상 익히면 무해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신종플루는 최근 주춤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망자 수도 크게 변동이 없고, 항바이러스제 투약 건수도 11월 초, 하루 평균 10만여 건에서 최근에는 2만여 건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내성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돼지가 신종플루에 감염돼 보건 당국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적을 만난 셈이 됐다.
맹렬한 기세가 꺾여 재난 단계가 내려갔지만 아직 신종플루에서 해방된 것은 아니다. 내성 바이러스의 출현은 더 위험하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도 내성 바이러스가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처방약은 제대로 개발되지 않았다. 반면 이미 타미플루 처방이 보편화됐기 때문에 내성 바이러스에 의한 신종플루의 새로운 유행 가능성을 배제하기가 어렵다. 또 돼지의 감염도 심상치 않다. 아직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역전염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은 이러한 사례를 면밀히 추적해 유행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더 이상 신종플루로 인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사망 여아의 사례에서도 나타났듯 7세 이하 아이는 타미플루 대체제인 리렌자를 투여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또 국민도 아직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 철저한 개인 위생 관리에 힘써야 한다. 어떤 병이든 사전 예방이 최선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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