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고 이렇게 합격했어요"…이들만의 노하우

성산중 이단비 양
성산중 이단비 양
시지중 박규민 군
시지중 박규민 군

수학·과학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에게 과학고는 매력적인 곳이다. 과학고는 평준화의 맹점인 수월성 교육을 보완해 과학 영재를 양성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학교다. 각종 실험기구와 첨단 기자재를 갖춘 교육 여건, 실력이 우수한 학생들, 열심히 준비하는 교사가 만들어가는 수업의 질과 집중도는 여타 학교에 비할 바가 아니다. 재학생 및 졸업자의 상당수가 우수 대학에 진학하면서 과학고는 학생, 학부모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합격통지서를 받기까지는 까다로운 입학 전형을 뚫어야한다. 올해 입시에서 대구과학고에 합격한 두 명의 학생들에게 합격 노하우를 들어봤다.

◆이단비(성산중 3)-학교장 추천 전형 합격

공부 잘 하는 학생들에게는 나름의 공부비법이 있다. 이단비양에게서는 모르는 것은 그냥 덮어버리지 않고 반드시 알고 넘어가는 성격에서 그 비법을 엿볼 수 있었다.

"과학공부를 하다 보면 왜 그렇게 되는지 의문스러운 게 있어요. 그때는 백과사전을 찾아보고 그래도 이해가 안 되면 선생님께 여쭸어요. 그 분야를 전공을 한 과학 선생님들을 찾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수학도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는 항상 "왜?"라는 궁금증을 던지고 그 답을 찾는 식으로 공부했다. 틈틈이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됐다. 빛과 그림자를 모두 가진 현대과학의 이슈에 대한 안내와 성찰을 담고 있는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는 과학을 보는 눈을 키워줬다. '세계명작 속에 숨은 과학'은 예전에 읽었던 이야기를 되새기게 하면서 재미있는 과학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양이 과학고 진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한 학생들이 올림피아드 준비나 구술시험 준비 등 본격적으로 과학고 입시전형 맞춤전략을 짤 때인 점을 감안하면 늦은 때다. 중학교 2학년 때 선생님에게서 "목표를 가지고 공부를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과학고 진학을 생각하게 됐다. 수학과 과학 과목을 특별히 좋아한 이유도 컸다.

이양은 올림피아드 준비를 했지만 내신 관리에 더 집중한 경우다. 수학과 과학 과목에 집중했지만 다른 과목도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비결을 묻자 "학교 수업을 열심히 한 덕분"이라고 했다. "선행학습보다는 그날그날 수업에 충실했고, 수업내용을 필기하며 선생님 말씀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이양은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려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경우 여럿이 어울려 공부하는 것보다 방안에 혼자 앉아 공부하는 걸 즐겼다고 했다. 문제집을 사면 노트를 함께 준비해 공부한 것을 정리하는 습관을 길렀다. 비교적 시간이 많은 방학 때는 세운 계획을 실행하는데 주력했다. "방학을 몇 주 앞두고 미리 달력에다 계획을 세웠어요. 아주 구체적으로 과목과 공부 분량, 할 일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기록했어요." 체력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아침마다 30분씩 달리기를 했다. 운동을 하면 머릿속이 깨끗해져 공부가 더 잘 됐고, 쉽게 지치지 않았다고 했다.

◆박규민(시지중 3)-대회 입상성적우수자 전형 합격

"하나의 개념을 정확하게 익히면 문제 유형이 아무리 바뀌어도 당황하지 않고 문제를 풀 수 있고 내 지식으로 쌓을 수 있어요."

물리올림피아드 금상 수상으로 특별전형에 합격한 박규민군은 많은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념을 탄탄하게 익히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대구과학고 입학 전형에 합격한 것도 평소 개념을 익히는 데 주력한 공부법이 주효했다고 믿는다. 그는 "지난해 올림피아드는 문제를 잘 풀어야 했다면 올해는 개념을 확실히 알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 위주로 구성됐다"며 "기초를 튼튼하게 다져둔 덕택에 풀이가 한결 수월했다"고 말했다.

박군이 과학고 진학을 목표로 한 것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다. 수학과 과학 과목의 수업 비중이 크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과학고를 알고 나니 꼭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과학고에 입학하면 재미있게 수업하면서 대학 진학 걱정도 크지 않을 것 같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됐습니다."

입시전략은 올림피아드 수상. 여러 전형 중 대회 입상 성적 우수자 특별전형을 택한 것은 수학·과학 과목을 좋아하는데다 대회 입상을 하면 이후 전형에 부담이 적다는 판단에서였다. 박군의 경우 올해 경북대 영재원 물리반에서 공부해 영재교육원장 추천 전형도 가능했지만 처음 세웠던 전략대로 올림피아드에 몰입했다. 2학년 때부터 준비한 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성적을 남기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2학년 때는 장려상을 받았어요. 성적이 나오고 나서 곧바로 다음 올림피아드 준비를 시작했어요."

여름방학 때는 시간이 부족해 물리만 하루종일 공부했다. 지겹기도 했지만 목표를 향한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다행히 노력은 결실을 맺어 올해 열린 물리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내신 관리도 중요했다. 2010학년도 전형에서 대회 수상자가 많아 내신이 합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 국어, 영어, 수학, 과학은 매일 조금씩 문제를 풀었고 사회 등 나머지 과목은 시험기간에 집중적으로 공부를 했다. "평범한 얘기지만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게 내신 관리의 가장 중요한 노하우입니다. 선생님 말씀에 시험 문제의 힌트가 숨어 있기 때문이죠."

평소 잠은 보통 새벽 1, 2시쯤 잤고 잠이 부족하다 싶을 땐 틈틈이 짧게 잤다. 문제집은 따로 정리하지 않고 중요한 문제는 표시해뒀다 다시 풀어보는 공부법을 활용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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