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기 마치는 환경관리공단 양용운 이사장

"앞으론 수량 확보가 富國의 기준 낙동강 그냥 흘려보내기엔 아깝죠"

양용운(54)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의 인터뷰는 세계 최대 쓰레기더미 위에서 진행됐다. 양 이사장의 사무실이 연면적 2천83만㎡(630만평)에 달하는 수도권 매립지 내 종합환경연구단지(인천 서구)에 있기 때문이다.

그의 첫마디는 "쓰레기더미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였다. "우리나라에서 원유가 발견되거나 눈 대신 금가루가 내리지 않는 한 쓰레기를 보는 시각이 빨리 달라져야 합니다. 지금 우리 발 아래에 매립된 쓰레기는 높은 가치를 지닌 신재생 에너지자원이기 때문이죠. 자동차, 반도체가 그랬듯 인류가 필요한, 또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앞으로 돈이 됩니다. 돈방석에 앉아 있는 기분이 어떻습니까?"

이제 막 쓰레기 속에서 희망을 발견했는데 임기가 끝나가는 데 대해선 아쉬움을 토로했다. 내년 1월 한국환경자원공사와 통합된 한국환경공단(박승환 전 한나라당 의원이 이사장으로 내정됨)이 출범함에 따라 양 이사장의 임기는 올 연말까지다.

임기 말이라 그런지 지역에 대한 문제점 지적은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부산의 낙동강유역 본부를 대구로 이전하려다가 무산된 점을 먼저 거론했다. "낙동강유역 본부 대구 이전설이 검토되자마자 부산시와 지역 출신 정치인들이 벌떼같이 달려들어 반대했죠. 반면 대구는 '그냥 알아서 다 해주겠지'라며 방관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대구시와 정치권은 참 소극적입니다."

지역에 대한 '아쉬움'은 계속 이어졌다. "한번은 대구시의 공단 지원금을 50%로 올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이는 시'군 50%, 광역시 30% 매칭펀드 기준이 있는데 이 규정도 모르고 그냥 전화 한 통화로 들이댄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지않습니까."

2000년부터 4년간 대구시 환경관리공단 이사장과 그 이전 계명대 교수 재직시 느낀 점도 전했다. "대구는 특정 학교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정치'경제'문화는 서울에서 다 이뤄지고 있어요. 결국 우물 안 개구리들이 서로 내가 잘났네 하면서 싸우는 격밖에 되지않습니다."

양 이사장은 대학에 환경공학과가 없던 시절,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공업화학과에 진학했다. 이를 계기로 물 문제에 깊숙이 관여했다. 현 정부 인수위 시절, 기후변화에너지대책특위에서 대운하사업 실무를 맡기도 했다. "40년 후면 킬리만자로가 민둥산이 되고 60년 후면 세계의 물이 고갈됩니다. 앞으로는 수량 확보가 부국의 기준이 될 겁니다."

4대강 살리기사업과 관련해서도 "일각에서 보 설치를 반대하는데 전국엔 이미 보'저수지'댐 2천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구조물이 모두 수질에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지요. 특히 지역을 관통하는 낙동강의 경우 수량 관리를 위한 구조물은 안동댐이 유일한 실정이어서 그냥 물을 흘려보내는 상황에 가깝죠"라며 안타까워했다.

양 이사장은 퇴임 후 계명대로 돌아가 후학 양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대구환경관리공단 이사장 재직시엔 복잡한 업무 기준을 표준화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부터 최우수기관으로 표창받기도 했다. 양 이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종로초교, 경북대 사대부설중'고, 영남대를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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