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계 '저승사자' 금감원 구경모 팀장

韓銀서 은행감독 업무 단련

구경모(44) 금융감독원 은행서비스총괄국 은행총괄팀장은 은행을 규제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시중은행 분야에서 핵심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도 은행들의 시장진입 인·허가, 해외진출 승인도 구 팀장의 업무분야인 탓에 은행계에선 '저승사자'이자 '암행어사'로 불리기도 한다.

구 팀장의 금융계 생활은 처음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1988년 한국은행에 입사한 구 팀장은 신참이면 다 거치는 기초 통계 데이터를 담당했다. 발에 땀이 날 정도로 뛰어다니며 리서치 업무에 매진했으나 고참으로부터 돌아오는 것은 '이것 밖에 못하느냐'는 꾸중이었다. 올리는 보고서는 내팽개쳐지기 일쑤였고, 체력은 한계에 다다랐다.

하지만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더 힘들다는 은행감독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더욱이 은행감독국에서도 고행 길로 통하는 국회담당을 자청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아무리 힘들어도 위로가 된다"고 말할 정도로 진이 빠지던 시기였다. 구 팀장은 "몸도 마음도 고생이었던 감독국 생활이었지만 금융 실무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보람됐습니다. 또 이때 고생한 덕에 지금 금감원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고 회상했다.

금감원에서의 그의 '작품'은 2002년 도입된 담보인정비율(LTV) 이다. 당시 가계대출이 급증하던 시기였으나 관련 규제는 없었다. 규제 사례가 전무했기 때문에 제도 설립이 여간 어렵지 않았다는 게 구 팀장의 설명이다.

대구 삼덕동에서 태어난 구 팀장은 고향이 항상 그립다. 동구에 있는 K2 공군 기지에서 보낸 군 생활을 포함해 청소년 시절을 모두 대구에서만 보냈다. 효목동의 구성모 내과, 상인동의 구소아과 병원 등을 운영하는 구 팀장의 형님과 누님은 아직 대구에 살고 있다. 의사 집안인 탓에 부모님이 구 팀장에게 의학 계통에 진학을 권유했지만 앞으로 국가의 근간은 경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거절했단다. 구 팀장은 동성초교, 덕원중, 청구고, 서울대 상대를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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