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冬장군 매서운 심술'…집집마다 '동파 아우성'

경북 매일 수십여건 발생, 소방차량 출동 비상 급수

상주소방서가 상주시 공검면 병암리 주민들에게 비상급수를 하고 있다. 상주소방서 제공
상주소방서가 상주시 공검면 병암리 주민들에게 비상급수를 하고 있다. 상주소방서 제공

7일 봉화군 봉화읍 도촌리 한 양계장. 영주소방서 소방차가 비상급수를 위해 긴급 출동했다. 지난달 말부터 봉화지역의 최저기온이 영하 10℃를 밑돌면서 수도관 동파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투입된 농업용수는 모두 6천ℓ. 대형소방차 1대에 가득 실리는 양이다. 같은 날 영주시 단산면 옥대리의 한 돼지 농장도 수도관이 동파돼 소방차 신세를 졌다.

영주소방서가 지난달부터 7일까지 비상급수를 위해 출동한 것은 모두 8차례로, 5만800ℓ의 물을 공급했다. 가로 10m, 세로 5m, 깊이 1m의 수영장 물을 가득 채울 양과 맞먹는다.

대구경북 곳곳에서 수도관 동파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7일 봉화 최저기온이 영하 24.2℃까지 떨어져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이는 등 기습 한파가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북 북부 내륙 지역의 경우 소방차 비상급수에 의존해야 할 처지다.

의성소방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6일까지 군위·의성 지역 120여 가구의 식수를 담당했다. 3만6천ℓ의 물을 공급했다. 모두 간이상수도가 얼면서 생긴 일이다. 영하 6℃ 이하가 3일간 지속되면 동파가 잦다는 상수도사업소의 통계처럼 경북 지역은 지난 달 말부터 매일 20~30건의 동파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북소방본부는 지난 달부터 7일까지 32차례나 출동해 비상급수에 나서야 했다.

대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7일까지 12일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6.1℃로 떨어지면서 대구상수도사업본부에는 동파 신고 접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22일 첫 신고 이후 31일까지 출동 건수는 12건에 불과했으나 새해 들어 41건이 한꺼번에 발생했다. 특히 최저기온이 각각 영하 8.4℃, 7.5℃까지 떨어진 6, 7일 이틀에만 20건의 동파 사고가 속출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박창호 담당은 "동파 피해가 우려되는 복도식아파트, 대형건물 등의 옥내배관 및 수도계량기에 대한 동파 예방 보온 조치에 힘써달라"며 "보온 조치해야 할 수도 시설물은 마당의 수도꼭지(부동급수전), 수도계량기 보호통, 외부에 노출된 수도배관 등"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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