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 산맥 기슭의 조그만 부족이었던 잉카는 15세기 초 주변 부족을 정복, 지금의 에콰도르에서 칠레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1532년 11월 90년 된 잉카 제국은 인구 1천만명의 국가로 성장 가도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이끄는 불과 168명의 스페인 군대에 의해 한 순간에 허물어진다.
무기와 면역력의 차이였다. 잉카인들은 철광이 없어 석기 시대 수준의 무기를 보유하는 데 그쳤고 그 결과 중과부족으로 스페인군의 총포에 낙엽처럼 쓰러졌다. 또 소와 말 같은 동물이 없어 가축들이 옮기는 병균에 취약한 상태에서 스페인군과 접촉, 질병으로 무수히 사망했다.
그러나 잉카 제국이 순식간에 멸망한 것은 아니었다. 잉카의 어린 황제는 대규모 반란군을 이끌고 스페인 병사들과 맞서 싸웠으며 그들을 거의 소탕할 뻔 했다. 또 아마존 밀림 속에 들어가 비밀의 도시 발카밤바를 세운 뒤 그 곳을 근거지로 36년 동안 치열한 게릴라전을 벌였다. 잉카 내부의 갈등도 있었다. 피사로는 잉카의 저항을 물리치다 8년 만에 피살된다.
지은이는 아마존강 유역의 요라 부족이 잉카 제국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후손임을 알게 된 후 자료들을 추적, 잉카 제국의 쇠락을 세밀하고도 객관적 시선으로 그려냈다. 612쪽, 3만2천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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