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주인 묘소 14년 지킨 개 '바비'

"굶주린 개를 데려다 잘 먹이면 그 개는 절대로 당신을 물지 않는다. 그것이 개와 인간의 근본적인 차이다."(마크 트웨인)

'사람보다 나은 개'의 사례는 세계 곳곳에 널려있다. 19세기 최고의 충성스런 개로는 '바비'(Bobby)가 꼽힌다. 영국 에든버러에 살던 야경꾼 존 그레이가 키우던 자그마한 개(스카이 테리어 종)였다. 스산한 밤거리를 2년간 함께 순찰했는데 주인이 결핵으로 죽었다. 바비는 주인이 묻힌 공동묘지에서 14년간 무덤을 지켰다. 묘지 관리인이 바비를 쫓아내려다 포기하고 집을 지어줬다. 비'눈이 올 때도 주인 곁에 머물다 1872년 오늘, 죽었다. 묘지 옆에 묻혔고 1년 뒤 동상이 세워졌다. 유명 관광코스가 됐으며 영화로도 여러 차례 만들어졌다.

술 취해 잠든 주인을 불길에서 구하고 자신은 타죽은 전북 오수의 개. 10년간 죽은 주인을 기차역 앞에서 기다린 일본의 '하치'. 퓨마의 공격을 받은 주인을 구한 미국의 '호기'…. 마크 트웨인의 또 다른 풍자다. "옛 속담에 '잠자는 개는 그냥 놔두어라'라는 말이 있다. 옳은 얘기다. 그러나 이해 관계가 많이 걸려 있을 때에는 신문으로 건드려라." 이건 얼마나 인간적인가.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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